[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동차에 주유하는 모습[사진=블룸버그] |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OPEC 회원국에 산유량을 늘릴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요청은 미국의 휘발유 소매가격이 3년여간 최고치로 오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OPEC의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후 이뤄졌다.
지난 4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또다시 OPEC이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유가는 인위적으로 매우 높고 이것은 좋지 않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미 의회가 상습적으로 높은 유가에 대해 OPEC을 비난했지만, 정부가 나서 OPEC에 증산을 요구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중반 이후의 유가 급락에 대응해 하루 180만 배럴의 감산을 이행 중인 사우디 등 주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은 주말 쿠웨이트시티에 모여 증산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란과 베네수엘라 제재에 따른 원유 감소분을 보충해 유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증가하는 수요와 세계 일부 지역에서의 공급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안정적인 원유 공급이 시기적절하게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미국의 이란 제재 여파를 상쇄하기 위해 증산을 하려는 다양한 단체들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PEC 등 주요 산유국은 오는 22~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원유 생산 정책을 논의한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지난달 높은 유가에 대해 수요국의 초조함을 공유했으며 OPEC과 동맹국들이 산유량을 늘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미국의 증산 요구가 지난 2000년 당시 빌 클린턴 전 정부의 빌 리처드슨 장관이 OPEC 회의 도중에 사우디 석유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증산을 요구한 이래로 가장 강압적인 조치라고 분석했다. 통신에 따르면 당시 미국 정부의 개입은 OPEC 회원국들의 분노로 이어졌고 사우디와 이란의 분열을 더욱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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