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미학 우수…보존상태도 양호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강원도 속초시 신흥사 극락보전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81호로 지정됐다고 문화재청이 4일 밝혔다.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전경 [사진=문화재청] |
속초 신흥사는 외설악 동사면 기슭에 자리한 사찰로 652년(신라 진덕여왕 6년) 자장율사(慈藏律師)가 향성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절이다. 임진왜란 이후인 1642년(인조 20년) 화재로 사라진 사찰을 1644년(인조 22년) 원래 터에서 아래로 약 4km(10리) 떨어진 곳에 신흥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세운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신흥사 극락보전은 보수공사 기록 등 연혁을 확인할 수 있는 풍부한 문헌 기록을 갖고 있어 건물의 역사가 잘 남아 있는 편이다. '설악산신흥사대법당중창기'(1749년), '신흥사극락전중수기'(1770년), '신흥사극락보전중수상량문'(1821년) 등 자료에 따르면 1749년(영조 25년)부터 1821년(순조21년)까지 4차례 수리가 있었다.
극락보전 내부(위), 극락보전 계딴 소맷돌 귀면, 삼태극, 용두 문양 [사진=문화재청] |
극락보전은 18세기 중엽에 중건한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多包)식 팔자지붕 건물이다. 18~19세기 영동지방의 중요한 왕실 원당사찰로서 세부의장과 공포형식이 우수하고 기단과 계단, 창호 등 높은 품격의 요소들도 잘 보존돼 있다. 특히 기단의 모란, 사자 문양과 계단 난간 소맷돌의 삼태극(원을 3개로 분화한 태극 형태), 귀면(鬼面), 용두 문양 조각들은 다른 사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귀한 사례다.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은 형태, 구조, 장식 측면에서 뛰어날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지붕을 받치는 공포는 화려함과 품위를 동시에 갖고 있으며 조선 후기 다포식 공포의 전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준다. 우물천장 등 구조와 내부 닫집의 섬세한 조각 형태 그리고 건립 당시로 추정되는 단청문양이 남아있다. 창호는 소슬빗꽃살(살을 비스듬히 교차시킨 빗살창에 꽃무늬를 조각함) 등 다양하고 화사한 꽃살로 장식했고 보존상태도 우수하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이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