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통령 오전에는 "버틸 수 있을 때 까지 버텨보겠다"
오후에는 "힘들다. 죄송하다" ...재판 시작 6시간 만에 돌변
[서울=뉴스핌] 이정용 기자 = 법원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고 재판에 불출석해 재판부의 경고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4일 오전 재판에서 재판에 출석 의지를 밝힌 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태도를 돌변해 재판 중단을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6.04 leehs@newspim.com |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서 "오늘 재판 진행에 지금 대통령께서 도저히 못 있겠다는 의사를 표출하셨다. 상당히 힘든 것 같다"며 "오늘 못한 (서증진행)것은 특별기일을 잡는 한이 있어서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계선 부장판사는 "30분정도 휴정하고도 어렵겠냐"며 "넉넉하게 한 2시간정도 남을 것 같다"고 이 전 대통령을 설득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힘들다"고 짧게 답한 뒤, 재판부의 재차 물음에 "죄송하다"고 말해 재판이 중단됐다.
이날 오전 재판부에 향후 재판 출석 의지를 강하게 밝힌 이 전 대통령이 오후가 되자,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이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재판은 오전에 2시간, 오후에 2시간 등 총 4시간 정도 진행됐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재판에서 "재임시 건강을 평생 숨기고 살았다"며 "교도소에 들어오니 감출 수가 없게 됐다. 교도소에서 '진찰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게 좋겠다'고 했지만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 예정된 2차 공판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몸이 불편해 법정에 오래 앉아있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증거조사 기일에 한해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된 때에는 피고인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으나 피고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했다”며 “피고인은 증거조사기일에 출석 여부를 피고인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 없다. 증거조사기일은 사실관계를 다투는 기일이기 때문에 직접 보고 다투는게 방어권 행사에도 도움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진행된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 전반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제가 현대에서 7~8개 회사 대표이사로 정주영 회장의 신임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 어디 살 데가 없어서 부동산을 현대 붙은 땅을 사겠냐"며 "아무리 감춰도 재벌 총수의 감시를 벗어날수 없다. (현대는) 검찰 수사보다 엄격한 개인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곡동 땅을 내 땅이라는 가정으로 이야기가 나오는데 처음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검찰 조사 과정을 보니 내 땅이라고 기정사실화했는데 현대에 있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항변했다.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의 다스 경영사항 보고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기억도 없지만 제 앞에 와서 고개를 들고 이야기를 할 입장이 못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다음 재판은 오는 7일 오전 10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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