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세청 산하 인천본부세관 소환조사
땅콩회항·불법고용 이어 '세번째 포토라인'
조양호 회장 등 총수일가도 소환 가능성
[인천=뉴스핌] 김범준 기자 = '밀수·탈세' 의혹을 받는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4일 피의자 신분으로 세관당국에 소환됐다.
이날 오전 9시57분 인천시 중구 인천본부세관에 모습을 드러낸 조 전 부사장은 또 한 번 포토라인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앞서 '땅콩회항'과 '가사도우미 불법입국 고용' 사건에 이어 세 번 째다.
조 전 부사장은 취재진의 '밀수 혐의 인정하느냐', '압수품에 적힌 'DDA 코드' 본인 지시인가', '조사에서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소명할 것인가', '오늘 모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폭행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서) 포토라인에 서는데 심경이 어떻냐' 등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묵묵부답했다.
이어진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없나'는 마지막 질문에 조 전 부사장은 "죄송합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짧게 답하며 청사 안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세관당국은 이날 조 전 부사장을 소환해 밀수 및 관세포탈 등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당초 알려진 참고인 신분과 다르게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소환했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달 2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대한항공 협력업체 및 직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조씨 일가 코드 표식이 부착된 상자 등 2.5t 상당의 물품을 확보했다.
해당 물품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세관당국은 조 전 부사장의 개인용품 밀수품일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나머지 한진그룹 총수일가도 소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본부세관도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대한항공을 압수수색하는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재산 해외도피 정황이 포착되는 대로 조씨 일가를 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24일에도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의혹으로 서울 양천구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소환돼 9시간 가량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조사에서 불법 가사도우미 '알선 초청' 의혹에 대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면서도 고용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출국금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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