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00원'부터 '암행어사'까지…유권자 관심 유발
표심 얻기 위한 '공약' 경쟁…일각선 '공약 남발' 지적도
[서울=뉴스핌] 조현정 기자 = 6·13 지방선거를 20여일도 채 남겨놓지 않은 가운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파격·이색 공약들이 줄을 잇고 있다.
'월급 100원', '성평등 화장실', '미세먼지 마스크 무상 지원', '암행어사' 등 다양한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공약은 기선을 잡기 위한 '관심 끌기'로 신선하다라는 반응인 반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 남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미세먼지' 겨냥, '암행어사 부활' 등장
먼저 김성모 더불어민주당 함평군수 후보는 "함평군수에 당선되면 월급을 100원만 받겠다. 나머지는 인재 양성기금으로 사용하고 기업가로 그동안 쌓아 온 기업 경영 노하우를 고향을 위해 환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4급 부군수를 둔 함평군의 경우 군수 연봉은 9100만원 수준, 월 760만원 상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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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기자 yooksa@ |
어르신 대상으로 한 '100원 택시제'를 도입하겠다는 후보도 있다. 창원시의회 선거에 나선 지상록 민주당 후보는 읍면리 단위에 있는 어른신들을 환승장까지 이송하는 100원 택시제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나경채 정의당 광주시장 후보는 성평등 화장실을 주요 공약으로 내놨다. 남녀 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면적을 사용하는 기존 화장실을 대신해 여성의 특성에 맞는 면적, 구조, 변기, 세면대를 적용해 생리컵 세척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를 겨냥한 색다른 공약도 있다. 서병수 자유한국당 부산시장 후보는 취학 전 아동과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무상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주거 밀집 지역에는 '친환경 이끼벽'을 설치, 대기 오염 물질을 정화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박성효 한국당 대전시장 후보는 대전의 5개구의 하나씩 '산소 발전소'를 짓겠다고 약속했다. 자치구를 대표하는 야산과 녹색 공간에 집중 투자, 구별로 1곳씩 친환경 공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영희 바른미래당 울산시장 후보는 미세먼지 걱정 없는 '수소차특별시'를 건설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미세먼지 걱정 없는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권리 보장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까지 추진될 단기 대책과 2022년까지 추진될 중장기 대책을 나눠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암행어사' 제도를 부활시키겠다고 공약한 허석 민주당 순천시장 후보는 암행어사를 임명해 부서별 예산 집행 내역을 수시로 감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임명된 암행어사에게는 '마패'도 발급될 계획이다.
경남도지사에 출마하는 무소속 김재주 후보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11종의 지방세를 면제하고 시·군·구를 연결하는 모든 노선의 버스 요금을 무료화하겠다는 노인 맞춤형 공약을 내놨다.
고양시장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준 후보는 "가로수 가지 치기를 중단하고 '나무의 권리 선언'을 선포하겠다"는 공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강석주 민주당 통영시장 후보는 "통영에 있는 500여개의 섬 일부에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반려동물 공원을 조성하고 고양이를 풀어놓으면 관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일본 아오시마 '고양이 섬'을 본뜬 공약을 내놨다.
◆ "'아니면 말고'식 공약 남발, 꼼꼼히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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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6.13지방선거를 30일 앞둔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우체국에서 집배원들이 선거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발대식을 시작으로 선거날인 6월 13일까지 집배원 이륜차 3000대에 선거일 및 사전투표 등을 안내하는 스티커, 깃발을 부착해 지방선거를 홍보할 예정이다. 2018.05.14 leehs@newspim.com |
남은 선거 기간 후보들의 유권자 관심 끌기 공약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후보들 간 참신한 정책 공약 경쟁은 바람직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공약들에 대한 실현 가능성이 낮고 단순히 '관심 끌기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단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으로 표를 얻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급조된 공약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아니면 말고' 식의 공약 남발 등 실제 가능성이 낮은 공약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이 꼼꼼히 따져 평가해야 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체로 실현 될 가능성이 낮고 관심을 끌기 위해 내놓은 공약들도 있어 실현성, 구체적인 로드맵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표를 얻기 위해 급조된 공약도 많기 때문에 공약 실현에 필요한 예산 확보 대책은 있는지, (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뜬구름 잡는 공약은 오히려 유권자에게 혼란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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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尹 서울구치소 CCTV 열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감 중 특혜 제공 여부와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서울구치소 폐쇄회로(CC)TV를 열람하기 위해 현장검증에 나섰다.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수감 특혜 의혹 등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1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수감 특혜 의혹 등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2025.09.01 jeongwon1026@newspim.com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힘은 오늘 현장검증이 '망신주기용'이자 인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검증 절차에는 참여하지 않고 뒤에서 정치적 언사만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 불참에 유감을 표했다.
김 의원은 "오늘 검증해야 할 사안은 대한민국 형사사법시스템에서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구치소에서 편하게 지내고 있다는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며 현장검증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도 "CCTV를 열람하는 것은 윤석열에 대한 망신주기 목적이 아니다. 중대 범죄자의 체포영장 거부라는 법치주의 파괴 행태와 구치소 측의 특혜는 없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함이다"며 "법치주의를 바로세우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과정의 일환인 현장검증에 국민의힘이 자리를 비운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치를 무시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등 수사방해를 일삼고 있다"며 "오늘 현장검증을 통해 특혜 및 수사방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수용규칙 위반 등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구치소 측에 8월 한달 간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횟수와 구치소 내 변호인 접견방 개수, 변호인 접견 규정 일체 등의 자료를 요청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관련 자료와 윤 전 대통령의 총 접견 시간 및 인원 등 통계 자료를 요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9-01 11:08

[변상문의 화랑담배] 제1회 산세타령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자료= 인공지능 AI 이미지]
판소리 춘향가에는 '산세타령'이라는 눈대목(가장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이 있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이몽룡의 사람됨을 각 지방 산세에 비유하며 설명하는 대목이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여보게 춘향이! 낭군을 얻으려면 뚜렷한 서울 양반 낭군을 얻지. 아, 어찌 시골 무지랭이를 얻으려는가?" 했다. 이에 춘향이가 "미친 녀석! 낭군도 시골 서울이 다르단 말이냐?"하며, 방자 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이불 개듯 개어 방자 귀에 쑤셔 넣었다. 방자는 "하믄 다르지야. 인걸은 지령이라. 사람이 하는 것은, 산세 따라 나는 법이여. 내가 우리 도련님 성품을 이를 테니 잘 들어 보소. 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 허기로 사람이 나면 정직하고.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비옥함)하기로 사람이 나면 재주가 있고. 충청도 산세는 산이 순순하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이 있고. 경기도 올라, 한양 터 보면 천운봉이 높고 백운대 섰다. 삼각산 세 가지 북주가 되고 인왕산이 주산이요, 종남산이 안산인디 동작이 수구를 막았기로, 사람이 나면 선할 때 선하고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別惡之象)이라."
서울 남산 아래, 선할 때 선하지만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別惡之象)인 땅. 그곳이 지금의 용산기지다. 이몽룡이 장원급제하고 남원골 춘향이를 만나러 간 길도 남대문-용산고-용산기지 23번 게이트-한강나루-남태령-과천 길이다.
용산은 용산구 효창공원 일대와 원효로 서쪽 일대 구릉지대를 말한다. 한강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는 구릉이 마치 용이 꿈틀대는 모습이어서 용산이라 불렀다. 대통령실이 들어선 국방부, 합참 지역의 구릉은 둔지산(屯之山)이다. 조선시대 때 직업군인 집단 거주 마을이 있었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는 일본군 병참기지로,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군 후방지휘소였다. 임오군란 때는 흥선 대원군이 용산기지 캠프 코이너에서 청나라로 납치돼 갔다. 용산고 앞에서 청나라군과 조선군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1894년 7월 청일전쟁이 터졌다. 일본군 소장 오시마가 이끄는 8000여 명의 일본군이 용산기지에 주둔했다. 조선총독부, 조선주차군사령부가 용산기지에 터를 잡았다. 부대 정문은 용산역 맞은편 아모레 퍼시픽 건물과 용산우체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200m 정도 들어가면 나오는 문이다. 어김없는 별악지상(別惡之象) 땅이었다.
1950년 6월 25일 01:00 용산기지 내 육군본부 상황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당직 장교 작전국 대위 조병운이 수화기를 들었다. "충성! 옹진반도 제17연대입니다. 현재 시간 국사봉 북쪽 능선으로 병력 미상의 북한군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03:00 또 전화벨이 울렸다. "충성! 문산 제1사단입니다. 북한군이 구화리에서 도하용 주정(舟艇)을 운반하고 있습니다" 03:30 또 전화벨이 울렸다. "충성! 의정부 제7사단입니다. 적 포탄이 전 진지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창밖에는 태풍 엘시가 비를 뿌리고 있었다. 육군본부 정보국 당직 장교 중위 김종필은 정보국장 장도영 대령에게 "전 전선에서 북한군이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전군에 비상을 내려야 합니다. 국장님께서 빨리 상황실로 오셔야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용산기지가 또다시 별악지상(別惡之象)의 땅이 되고 있었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01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