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38주년, 극우 사이트엔 왜곡된 글 넘쳐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신군부의 집권 야욕에 맞선 5.18민주화운동이 어느덧 38주년을 맞았다. 1980년 전두환 정권 당시 벌어진 이 무자비한 참극은 시민들의 민주화 의지를 세계에 보여준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시민청에서 열렸던 '5·18 위대한 연대' 아카이브전 <사진=뉴스핌DB> |
하지만 일간베스트를 비롯한 극우 사이트 등에서는 5.18이 ‘폭동’으로 변질돼 있다. 심지어 북한이 사주한 시민폭동이 5.18의 실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역사왜곡들은 5.18이 생소한 어린 학생들의 역사관을 망가뜨릴 수 있어 논란이 계속된다.
◆5.18은 ‘폭동’ 아닌가요?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오는 5.18 관련 질문 중 가장 흔한 유형이다. 5.18을 직접 겪지 않고 교과서로 배운 학생들이 주로 올리는 질문이다. 5.18이 민주화운동이라는 답변 가운데는 “시민군에 의한 학살도 있었다” “5.18을 순수한 민주화운동으로 볼 수 없다” “시민폭동이 맞다” 등 왜곡된 답도 제법 올라온다.
이런 현상은 극우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5.18의 진실 왜곡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 교과서들은 5.18을 ‘신군부의 비상계엄에 항의한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로 설명하고 있다.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 숱한 희생자를 낳은 신군부의 만행도 제법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일베 등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는 5.18을 왜곡한 글이 넘쳐난다. 5.18은 명백한 시민 폭동이라며 나름의 논리를 내세운 글도 보인다. 학교 교육에 의문을 가진 일부 학생들이 이런 글을 접하고 5.18을 폭동으로 오해하는 상황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인터넷 발달로 가짜정보 전파도 빨라
지식인에 올라온 5.18 관련 질문들 <사진=네이버> |
우리나라처럼 인터넷 발달이 빠를수록 잘못된 정보도 급속도로 전파된다. 5.18도 마찬가지다. 카카오톡이나 SNS, 온라인게임 채팅창을 통해 또래와 24시간 대화하는 요즘 학생들은 그만큼 잘못된 정보, 가짜뉴스에 많이 노출돼 있다.
또래 이야기를 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요즘 세대의 성향도 역사왜곡, 가짜뉴스 확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무리에서 혼자 도드라지면 왕따를 당하는 세태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중학생은 “5.18의 진실을 알면서도 ‘폭동’이라는 친구들 눈치가 보여 채팅창에서 동조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이 다양한 정보에 노출된 만큼, 정확한 사실만 습득하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학생 스스로 바른 정보와 가짜뉴스를 구분할 줄 아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교육 전문가는 “인터넷에 워낙 왜곡된 글이 넘쳐나 아이들이 교과서만으로 올바른 역사관을 갖기는 무리가 있다”며 “5.18민주화운동 등 역사의 진실을 교사나 부모가 알려주는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