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낡은 SOC 개발에 50조원 이상 투자필요..주택사업도 신시장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 기대..실제 수주까지 난관 많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건설업계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간 경제협력이 강화되면 북한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일감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국내 건설사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가 남북 경제협력이 시작되면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높다. 다만 실제 수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쟎은 난관이 있는 만큼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이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으로 북한 인프라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지 주목하고 있다.
당장 경의선 철도나 서울에서 평양으로 이어지는 '아시안하이웨이' 건설 가능성에 파란불이 켜진 상황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건설사징이 개방될지 주목된다. 낡은 SOC 개발에 국내 건설사의 참여가 늘어날 전망이다.<사진=김학선기자> |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북한이 시급한 것은 낙후된 인프라이기 때문에 이 시장이 개방되면 국내 건설사들의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상회담 이후 구체적으로 논의된 부분이 있다면 건설사, 전문가를 대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해외사업부 한 임원은 “해외공사 수주 감소로 사업 비중이 국내 주택시장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북한 SOC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생긴다면 건설사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공사 발주가 이뤄져도 입지적으로 가깝고 기자재, 시멘트와 같은 물류 수송에 유리해 국내 기업이 상당부분의 공사를 따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낡은 SOC 시설을 현대화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은 북한의 고속도로를 한국 수준으로 건설하려면 35조원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토연구원은 북한 인프라에 들어가는 자금을 총 68조원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북한의 교통, 에너지와 같은 인프라 개발에 연평균 27조원, 10년간 270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프라 개선을 마무리하면 산업단지 개발, 주택건설과 같은 다양한 범위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의 주택 보급률은 50~60% 정도로 파악된다. 오는 2030년까지 북한에 신규 주택 450만 가구를 공급할 경우 60조원 규모의 주택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건설시장이 개방되면 입지적 장점과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가 공사 참여에 유리한 위치에 설 것”이라며 “SOC 시장을 넘어 북한이 건설투자를 늘릴 경우 국내 건설사의 기술이전, 공동 투자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북 사업은 정치적 이슈로 순간적으로 급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아직 사회적,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양측 간 계약 이행이 순조로울지 미지수라는 것. 특히 북한이 스스로 공사비를 조달할 자금력이 부족해 국내 건설사가 선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공사 진행이 원활하지 못하고 지체될 경우 투자금 회수를 장담하기 어렵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실제 시장 진출, 공사 계약이 실행되려면 상당한 난관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공사 및 개발 사업에 참여하려면 공사 진행 여건, 지체보상금 여부, 현장 관리를 비롯한 다양한 부분에서 발주처와 협의를 이뤄야 하는데 이 부분도 북한의 폐쇄적인 시스템에선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