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상승 및 유로존 경제 지표 둔화에 유로 강세론 꺾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하루 거래 규모 1조2500억달러의 유로/달러가 연초 이후 4센트의 박스에 갇혔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손바뀜이 가장 커다란 환율이 1.21~1.25달러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 투자자들은 유로/달러가 박스를 아래로 뚫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유로화와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지난해 강한 랠리를 펼친 뒤 올해 보합권에 갇힌 유로화가 아래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의 국채 수익률 상승과 유로존 경제 지표의 둔화가 유로화 상승 기류를 꺾어 놓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4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장중 1.2230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달러화 대비 0.6% 밀렸던 유로화가 완만하게 오름세를 회복한 셈.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비관론이 번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유로/달러가 앞으로 2개월 사이 1.15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로화 약세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이날 장중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년만에 처음으로 3.0% 선을 뚫고 올랐다.
일반적으로 통화 가치를 해당 국가의 금리와 강한 동조 현상을 보이게 마련이다. 유로화가 지난해 강한 랠리를 펼쳤던 것도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마이너스 예금 금리와 대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 등 비정통적 통화정책이 종료되면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유로화 ‘사자’를 부추긴 것.
하지만 최근 이 같은 기대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유로존 경제 지표가 둔화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힘을 다하고 있다는 의견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독일 이포지수는 3월 103.3에서 이달 102.1로 떨어졌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신뢰가 후퇴했다는 얘기다.
앞서 발표된 IHS마킷의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를 포함해 유로존의 매크로 경제 지표는 동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ECB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예상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이는 한편 회의적인 시각이 힘을 얻고 있고, 유로화 약세 전망이 꼬리를 물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펜하이머펀드는 유로/달러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유라이즌 캐피탈으 유로화가 앞으로 2개월 사이 달러화 대비 6%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밖에 단스크 은행은 ECB의 첫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종전 내년 6월에서 내년 말로 수정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옵션을 이용해 유로화 하락 리스크를 헤지할 것을 권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