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보험업법 개정 이슈가 부각되면서 금융회사들의 계열사 지분 매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2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가 대기업 계열사 주식 소유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일단 계열사 주식 매각 이슈의 정점은 삼성이지만 이외에 계열사 지분 정리가 필요한 기업들에게도 시장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이슈가 일단락 된 현대차그룹을 빼면 롯데그룹과 한화‧교보그룹 등이 주요 관심 기업이다.
◆롯데그룹, 주식매각 완료시점까지 여유 있어..오는 2019년 10월 마무리
지난해 10월 지주사로 전환한 롯데그룹은 내년 10월까지 롯데카드(93.8%), 롯데멤버스(93.8%), 롯데캐피탈(25.6%) 지분을 팔아야 한다. 해당 주식의 2017년 말 장부가액은 각각 1조원, 364억원, 1132억원이다.
롯데그룹 금융부문은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롯데오토리스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핵심 사업은 카드. 롯데카드는 롯데지주가, 나머지 3개 금융회사는 호텔롯데가 지배하고 있다.
이에 롯데지주가 롯데카드 지분 93.8%를 팔면서 지배구조에도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롯데캐피탈은 매각대상 주식이 2대주주 지분으로 매각 후에도 전체적인 지배구조에는 변동이 없다.
한편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시행이 롯데그룹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그룹 내 혹은 금융↔비금융그룹 간 출자규모가 적기 때문이다. 2017년 9월말 기준 롯데금융계열사의 총 계열 출자규모는 2639억원으로 이중 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액(롯데캐피탈이 보유한 롯데카드, 롯데멤버스 주식)은 832억원,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액은 1807억원이다. 금융계열출자 및 비금융계열출자 규모를 차감하더라도 계열 회사 및 그룹 연결 자본적정성 지표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 자본확충 부담은 없다.
다만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행위제한 요건 충족에 따른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과 계열 신용도 하락 가능성 등의 신용이슈는 남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금융계열사 중 그룹의 지원가능성 저하 가능성을 반영해 롯데카드에 대해서만 장기신용등급을 AA/Stable에서 AA/Negative로 조정했다.
상장사인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매각가가 기업 가치를 결정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롯데손보가 M&A 시장에서 핫한 매물은 아니다”라며 “매각가가 관건인데 매각을 통해 현금이 들어오고 다른 사업을 진행할 여력이 된다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화‧교보그룹, 지분 보유 없거나 1% 내외 '미미'
한화금융그룹의 경우 금융그룹 내 혹은 금융↔비금융 계열 간 출자규모가 적어 금융그룹통합감독 제도 시행이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편이다. 금융계열출자 규모를 차감하더라도 계열 회사 및 그룹 연결 자본적정성 지표가 여전히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비금융계열 지분도 거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가 자본확충 부담도 없다.
한화금융그룹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그룹 중 한화생명이 한화손해보험과 한화자산운용의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지만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첨단소재(舊 한화엘앤씨),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 비금융계열사들이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은 과거 신동아그룹 계열이었던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를 전신으로 하고 있다. 두 보험사는 신동아그룹 부도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후 예금보험공사의 관리를 받았으며, 2002년 한화그룹에 인수됐다. 한화생명과 손해보험은 설립 당시에는 한화그룹에 속해있지 않았고 한화그룹 인수 이후에도 상당기간 예금보험공사의 관리를 받았기 때문에,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분투자가 없었다. 따라서 63빌딩 관리 업무를 영위하는 63시티에 대한 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금융그룹계열사들은 한화그룹 비금융계열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한화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손해보험과 한화자산운용 지분을 제외하면 금융그룹내 출자 규모 역시 400억원 미만이다.
교보금융그룹도 비슷한 상황이다. 교보그룹은 교보생명을 중심으로 교보증권,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등 금융부문과 교보문고, 교보핫트랙스 등의 비금융부문으로 구성됐다. 금융부문이 그룹 내 주력 부문인 가운데 비금융부문의 그룹 내 비중은 자산 및 이익 기준 1% 내외로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부문은 생명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금융산업 내에서 제한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영위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그룹 내 최종적 모회사로서 그룹 내에서 실질적으로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한다. 교보생명의 경우 2000년 5월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해오고 있는 신창재 회장이 2017년 9월말 기준 33.8%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이며, 친족 등의 특수관계자 합산 지분율은 39.4%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최근 엘리엇 변수가 튀어나오긴 했지만 지난달 순환출자 구조 해소 방안을 발표했었다.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부품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가 흡수합병하고 분할합병 후 대주주가 보유한 계열주식과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기존에 제기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가능성은 사라졌으며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불확실성도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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