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2개 공동주택 중 절반만 정상 수거..자치구 부담↑
서울시, 위법행위 단속하고 정부 지원 요청
[뉴스핌=김세혁 기자] ‘폐비닐 대란’이 열흘 넘게 지속되면서 서울시가 공동주택 폐비닐류 수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재활용 업체들이 폐비닐과 스티로폼 등 폐기물 수거를 거부하면서 폐비닐 대란이 장기화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서울시는 지난 1일 시작된 재활용수거업체의 공동주택 폐비닐류(폐비닐 및 스티로폼 등) 수거 중단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폐비닐 사태와 관련, 서울시는 현재 ▲3132개 단지 폐비닐 수거 협상 관리 ▲자치구 자체 수거 지원 ▲정부 차원의 지원 및 제도 개선 요청 ▲시민 관심 독려를 추진하고 있다.
◆폐비닐 대란 11일째
서울시 전체 공동주택은 총 4120개 단지다. 이 중 민간업체와 계약을 맺고 재활용품을 판매 및 처리하는 곳은 3132개 단지다.
시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민간에서 수거하는 3132개 공동주택 중 1616개 단지는 계약된 수집운반업체에서 수거를 진행하고 있다.
업체가 수거를 거부한 나머지 1516개 단지 중 1376개 단지는 각 자치구청이 나서 임시 수거하고 있다. 나머지 140개 단지는 별도의 민간업체가 수거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업체가 전체 단지를 수거하지 않아 단지별로 폐비닐이 임시로 쌓인 곳은 있을 수 있으나 장기간 방치된 단지는 없도록 자치구 수거 등을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거 상황과 별도로 서울시는 3132개 단지의 폐비닐 수거 및 협상 현황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9일을 기준으로 3132개 아파트 단지 중 협상을 마친 단지는 835개, 협상이 진행 중인 단지는 2016개, 협상을 독려 중인 단지는 281개다.
서울시는 협상이 순조롭지 않아 폐비닐 수거에 드는 비용이 자치구에 부담을 줄 것에 대비, 한시적인 특별교부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협상이 지연돼 폐비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자치구가 직접 수거하는 공공 관리 체계 전환 역시 고려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폐비닐 대란, 원인은?
그간 공동주택 재활용품 처리는 폐지 등 유가품(돈이 되는 폐품)을 판매한 돈으로 폐비닐 등의 수거 비용을 충당하는 구조였다.
그러다 올 초부터 중국이 고체 폐기물 수입금지 방침을 정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수집업체가 수거를 거부, ‘폐비닐 대란’이 발생했다.
폐지가격이 급락한 것도 폐비닐 대란의 원인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폐비닐 재활용 비용 대부분을 충당하던 폐지 값은 지난해 kg 당 120원에서 올해 60원으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시민 관심 절실..정부 지원도 요청
폐비닐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서울시와 자치구 직원들은 현장조사를 통한 위법배출을 관리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위법사례는 관리소장 명의로 종량제봉투에 폐비닐 등을 담아 배출하는 행위다. 서울시는 공동주택관리법 및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시민 관심도 절실하다. 재활용업계는 “수거된 재활용 가능 자원 중 잔재 폐기물 비율이 25% 정도나 차지해 재활용 제품 생산성이 떨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올바른 폐기물 배출방법은 ▲비닐류는 색상이나 재활용마크에 관계없이 깨끗한 상태로 투명봉투에 담아 배출 ▲스티로폼은 운송장, 테이프 등을 완전히 제거한 후 백색 스티로폼만 깨끗하게 배출 등이다.
서울시는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과 제도개선도 적극 요청할 방침이다.
선별업체 및 재활용처리업체로 제한된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분담금 지원 대상에 수집운반업체도 포함시키고 EPR 분담금 의무화 비율도 66.6%에서 80%까지 조정하는 것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자치구가 폐비닐을 수거하는 공공 관리로 전환할 경우, 추가 재정 부담 등 재활용 시장 안정화를 위한 지원기금 조성도 정부에 요청한다.
폐비닐로 만든 물질 및 고형연료 제조·사용시설 지원을 확대할 것을 건의하는 한편,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막기 위해 검정색 비닐봉투의 생산 및 유통 제한, 비닐봉투를 많이 쓰는 사업장에 대한 환경부담금 부과도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