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보안회사 "만화 해적판 사이트 이용 위험해"
접속만으로 '모네로' 채굴에 이용당한 경우도 있어
[뉴스핌=김은빈 기자] 만화를 불법으로 인터넷 상에 올리는 '해적판 사이트'가 암호화폐 무단 채굴에 이용되고 있다고 2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날 일본의 정보 보안회사 '트렌드마이크로'는 특정 해적판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암호화폐 '모네로' 채굴에 무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모네로는 북한이 자금원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암호화폐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트렌드마이크로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일본 내에서 문제시되던 모 해적판 사이트가 사이트 접속자를 무단으로 암호화폐 채굴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이트는 수만점의 만화나 잡지를 무료로 공개해 비판받고 있다.
비트코인 등 일부 암호화폐는 네트워크 상에서 계산·기록하는 장대한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작업에 대한 보수로서 암호화폐가 지급된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를 벌기 위한 목적으로 타인의 컴퓨터에서 '채굴'을 하는 프로그램이 횡행하고 있다.
일부 해적판 사이트의 경우는 접속하는 것만으로 '코인하이브'라는 프로그램이 작동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우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시청 단말기가 멋대로 모네로 채굴을 시작한다.
신문에 따르면 코인하이브는 CPU(중앙연산처리장치)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해 단말기의 이용속도가 급격하게 저하되거나 배터리가 급감하는 등의 문제가 따른다.
특히 모네로는 비트코인 등 여타 암호화폐보다 거래 익명성이 높아 추적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엔 북한이 제 3자의 컴퓨터를 해킹해 모네로 채굴에 이용해왔을 가능성이 미국 정보 보안회사로부터 지적됐다. 북한이 모네로를 자금원으로 이용해왔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해적판 사이트의 피해는 점점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조사회사 '비디오 리서치 인터랙티브'에 따르면 올해 1월 문제의 해적판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은 약 3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일본만화가협회도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일본 만화 등 문화 콘텐츠가 쇠약해진다"며 지난 2월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다카하시 마사야(高橋昌也) 트렌드마이크로 시니어 스페셜리스트는 "다른 해적판 사이트도 피싱 사이트나 사기 사이트로 접속자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적판 사이트 사용자에겐 리스크가 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