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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신화 주인공, '패가 망신' 본보기로"

 

  [뉴스핌=박종인 상무] “ㅇㅇ엄마는 좋겠어. 남편 잘 생겼지, 힘 좋지, 우리 동네 최고 신랑이야. 안 그래?”
“얼굴 잘 나고, 힘 좋으면 뭐하누. 애는 ‘주렁주렁’인데 벌이가 시원치 않으니…”
“그려, 남자는 능력이 있어야 해. 얼굴에서 돈이 나와, 쌀이 나와. 남자는 능력이야, 그래야 가족 고생 안시키지”

#'능력'과 '부수입'이 최고이던 시절

 동네 아주머니들의 남자 평가는 단호했다. 늘 ‘능력’이었다.
 내 친구 ㄱ의 아빠가 단연 ‘1등 남편’으로 꼽혔다. 매일 아침 지프차가 모셔가고 저녁에 모셔왔다. 칼날처럼 날선 군복에, 어깨엔 무궁화 두 개, 육군 중령. 헌병대에서 일하는데 아주 높은 자리라고 했다. 다들 쉬쉬하면서 ‘부수입’을 얘기했다. 반 옥타브 낮은 톤으로.

 어머니와 이모는 물론 동네 아주머니들의 남성 평가기준은 ‘능력’과 ‘부수입’이었는데, 그 상관관계를 당시 나는 100% 이해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3학년, 10살짜리 코흘리개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오묘한 세상이치였을 것이다.

 그래도 어렴풋이 뭔가 옳지 않다고 느꼈던 거 같다. 위인전에서 읽은 위인들이 몸으로 보여주는 가치와는 다르다고 직감했다. 음습한 냄새를 본능으로 맡은 것이다. 떳떳하다면 어른들이 쉬쉬하면서, 반 옥타브 낮은 톤으로 우리 어린이 눈치 봐가며 뒤에서 수군거리지 않았을 거 아닌가.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대목이 아버지에 대한 평가였다. 수학 교사였던 우리 아버지의 ‘능력’은 과외수업이었다. 두 칸 짜리 셋방에 중학교 형, 누나들이 몰려오면 우리 4남매는 꼼짝없이 뒷방으로 밀려났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숨죽이고 틀어박혀 있어야 했다. 말소리가 조금이라도 커지면 어김없이 어머니의 꿀밤이 떨어졌다.

그 시장에도 갑과 을이 엄존하였으니 어머니의 태도에서 과외 받는 형, 누나들이 갑이란 걸 알아챘다. 이런저런 불편은 있었으나 ‘과외’를 할 때의 아버지는 부수입이 짭짤한 ‘능력’ 있는 남편이었다. 그러나 그 능력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 지방도시에도 고교평준화란 ‘과외시장 한파’가 찾아왔고 매일 저녁 몰려오던 고교입시를 준비하던 형과 누나의 발길이 뚝 끊겼다. 급전직하, 시골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전쟁 통에 지방 사범학교를 근근이 졸업한 뒤 대가족을 이끌고 이 도시, 저 도시를 떠돌며 셋방을 전전했던 우리 집 가장은 ‘부수입’이 끊기자 박봉의 월급쟁이, 평범한 중학교 수학선생이란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온 것이다.

# 샐러리맨 신화와 패가망신 사이

바로 그 시절, 우리 가장과는 달리 ‘월급쟁이의 신화’를 새로 써가며 대한민국 넘버원 ‘능력남’(‘능력있는 남편’)으로 떠오르던 인물이 있었다.

 ‘대학 졸업 후 1965년 종업원이 100명도 되지 않던 ㅎ건설에 입사한 그는 입사 5년 만에 이사, 12년 만에, 만 35세 나이로 ㅎ건설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며 1977년 ‘샐러리맨의 신화’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ㅎ건설은 종업원 18만명의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싱가포르 리콴유 총리,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 중국의 장쩌민 주석, 구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 등과 교류를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CEO로서 국제적인 감각을 폭넓게 익혀 왔으며, 세계에서 3번째로 긴 말레이시아 페낭대교(연륙교), 당시 최대 규모 역사(役事)였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베일 산업항 건설 등 열사의 나라에서부터 동토의 시베리아까지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경영자로 자리매김 했다.’ (‘이명박 대통령기념재단’ 홈페이지에서 인용)

 ‘샐러리맨 신화’를 밑천삼아, ‘능력남’에 대한 국민적 열광을 토대로, 그는 서울시장이 되고, 대통령이 된다.

 그리고 세월이 더 흘러 그는 그 ‘능력’에 발목 잡혀 ‘패가망신’의 본보기로 전락하고 만다.
 (참고로 패가망신(敗家亡身)을 인터넷 사전에서 검색해보니 ‘집안을 망가뜨리고 자기 몸까지 망함’으로 풀어놓았다. 그 다음이 극적인데 ‘자수성가(自手成家)의 반대 뜻’이라고 적고 있다. 마치 일련의 사태를 예견한 듯 말이다.)

# 진정한 능력과 평범 지키기

돌이켜 보면, 그리고 좀 솔직해지면, 우리가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결정적 이유가 바로 그 ‘능력’ 아니었을까. 아이들이 들을 새라 반 옥타브 낮은 톤으로 쉬쉬하며 얘기하던 ‘부수입’에 직결된 그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은 아닐까.

 깊이 반성한다. 한 때나마 ‘평범한 봉급쟁이’ ‘시골 중학교 수학선생’을 ‘무능력자’로 매도한 것을. ‘능력’ 또는 ‘수완’을 추종하며 어지러이 살아온 지금까지의 내 생에 대해서도.

 그리고 당당하게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능력은 평범한 일상을 지켜나가는데 있다고. ‘포레스트 검프’의 ‘힘’을 믿으라고.

 [뉴스핌 Newspim] 박종인 상무(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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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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