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6일 오전 10시 임 검사 참고인 소환
임 검사,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랫사람 몫"
조사단, 금주부터 본격 시작..."특정인 사건 배제 안 해"
[뉴스핌=김범준 기자·황선중 수습기자] 검찰 내 성추행 피해 의혹을 공론화한 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6일 검찰 진상조사단에 출석했다.
이날 조사를 받기 위해 오전 9시41분께 서울동부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임 검사는 "아닌 건 아니라고 권유하는 것은 (조직 내) 아랫사람으로서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사건의 진실을 위해 최대한 협조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도리"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검찰이 '브레이크'가 없어 폭주했다"면서 "(검찰 내) 성폭력을 단면적으로 보지 말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이나 검찰 개혁, 갑을관계 등 '권력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지현 검사의 피해를 알아보던 자신에게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자유한국당의원이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느냐'고 호통치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성추행 사실조차 알지 못한 나를 지목해 은폐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면서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임 검사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최 의원이 (그 당시) 저한테 잘해 준 것은 맞으며, 저한테 무죄 구형을 하고 나서 질책하지 않은 것도 기억하는 것으로 볼 때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것 같다"면서 "정치인으로서 부득이한 수사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또 지난 5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를 통해 15년 전인 2003년 5월 경주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직속 상관인 A부장검사부터 강제 키스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2년 뒤인 2005년 부산지검 근무 당시 B부장검사의 성매매 의혹을 제기했다가 오히려 '부장 잡아먹는 꽃뱀'으로 낙인 찍혔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임 검사는 지난 2007년 '전국 여검사 모임'에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당시 모임의 수장 격인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장)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면서 조 지검장의 조사단장직 사퇴까지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조 지검장은 "수사결과로 말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조사 과정에서 조 지검장과의 대면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임 검사는 "(만날 생각은) 없다"면서 "북부지검에서 보고했는데 어떠한 조치가 없었던 건 사실이다"고 답했다.
이날 조사단은 임 검사를 대상으로 ▲서 검사에 대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성추행 의혹을 접한 경위 ▲서 검사가 주장하는 인사 불이익 정황 ▲최 의원과의 당시 면담 상황 ▲임 검사 자신의 성추행 피해 사실관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지난 4일 서 검사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다. 조사단은 이날 서 검사로부터 11시간 넘게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은 서 검사의 진술을 바탕으로 지난 2010년 성추행 사건 당시 목격하거나 피해사실을 전해들은 주변인들과 사무감사 및 인사 관련자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안 전 국장의 소환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폭로한 성추행 사건의 진상 조사를 맡게 된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