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간 GDR 발행 수요예측에서 흥행 행진...'1조원 확보'
"글로벌 M&A로 해외진출 가시화"
[ 뉴스핌=성상우 기자 ] 1조원 실탄을 충전한 카카오(대표 임지훈)가 공격적 투자 행보를 시작했다. 게임·커머스·모빌리티·인공지능(AI) 등 주요 사업 분야에서의 집중 투자를 통해 '플랫폼 서비스'라는 카카오의 강점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인수합병(M&A)으로 본격 해외 진출도 이뤄질 전망이다.
19일 카카오에 따르면 회사측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투입할 투자처 발굴 작업에 착수했다. 증자 결정 당시 밝힌대로 이번 투자금을 성장성 있는 회사의 M&A 및 투자에 집중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
앞서 총 10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권(GDR)을 발행하겠다고 지난달 15일 공시한 후 지난 8일부터 카카오가 실시한 수요예측에선 대규모 청약이 이어졌다. 이에 일찌감치 GDR 발행을 확정, 약 1조원 규모의 투자금 확보가 확실해졌다.
◆ 게임·AI 등 이미 투자 러쉬...커머스·모빌리티도 투자 전망
실탄 충전을 완료한 카카오의 투자 러쉬는 이미 시작됐다.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지난 17일 히트작 '블레이드' 개발사인 액션스퀘어에 200억원을 투입, 지분 10.43%를 확보했다. 이로써, 네시삼십삼분(4:33)과 함께 공동 퍼블리싱 예정인 올해 출시 예정작 '블레이드2'에 더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그밖에 액션스퀘어가 개발 중인 신작 라인업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지난 18일 인공지능(AI) 전문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유상증자에 참여, 약 200억원에 주식 20만주를 매입했다. 출범 당시 출자한 초기자본금 200억원을 합치면 총 400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카카오브레인은 AI 원천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설립한 자회사로 김범수 의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 투자전문자회사인 케이큐브벤쳐스와 함께 로봇 기업 '토룩', '럭스로보' 등에 투자하면서 미래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더 광범위한 AI 기술 확보 및 고도화 작업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추가 투자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측이 강력한 M&A 의지를 밝힌 만큼, 플랫폼 기반 서비스 중 핵심인 카카오페이나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한 관련 기술업체 M&A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두 회사는 각각 지난해 2월 알리바바로부터 2300억원과 지난해 6월 사모펀드(PEF) 텍사스퍼시픽그룹으로부터 5000억원 투자를 받은 바 있어 자금 수혈이 시급하진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 비광고 부문에 투자·M&A 집중될 듯...해외 진출도 가시화
이처럼 카카오의 차기 투자 집행은 '비광고' 사업부문인 콘텐츠 플랫폼과 기타(커머스, 투자 등) 부문에 집중될 것이란 게 내부 전망이다. 광고 플랫폼의 핵심인 포털·검색 부문에선 경쟁사인 네이버가 이미 압도적인 점유율(87.2%)을 공고히 하고 있어 추가 성장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자사 강점인 '카카오톡' 등 플랫폼 기반 신사업과 AI 등 미래기술 확보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카카오의 비광고 부문은 지난 1년간 급속 성장했다. 이 부문의 지난 2016년 3분기 누적 매출은 6178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9915억원으로 6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4%까지 커졌다. 같은 기간 광고 부문 매출은 3925억원에서 4361억원으로 11% 성장에 그쳤다.
글로벌 M&A를 통한 해외 사업 확대 의지도 강력하다. 포털 네이버와 메신저 카카오톡이 국내 대부분의 이용자들을 이미 선점한 만큼 신사업 몇가지를 제외하면 국내에선 추가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경쟁 서비스인 '라인' 메신저가 일본 및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이용자풀을 빠르게 확보해나가고 있는 점도 카카오의 해외 진출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다.
임지훈 대표 역시 지난해 9월 취임 2주년 간담회 당시 "오랜 숙원사업인 해외진출은 게임, 웹툰, 이모티콘 등 콘텐츠로 사업에서 승부볼 것"이라며 "게임이나 웹툰 등의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글로벌 진출이 쉽고 카카오 플랫폼과의 접점도 많아 성과가 기대된다"고 해외 진출 계획을 드러낸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본격 해외 M&A가 전개될 것"이라면서 "해외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을 적극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