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17년 경쟁제한 규제혁파 추진방안 확정
김동연 부총리 승인, 주류가격 명령제 폐지키로
"세금 확보를 위한 간접세 의혹 사라질 듯"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세금 확보를 위해 소주 값 인상 의혹을 불러온 ‘국세청장의 주류가격 명령제’가 70여년 만에 폐지될 예정이다.
정부는 2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2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국세청장의 주류가격 명령제 폐지를 담은 2017년 경쟁제한 규제혁파 추진방안을 확정했다.
1949년 10월 21일 제정한 주세법(주류에 대한 조세 부과를 위해 제정된 법률)상 시행령인 제50조 주류 가격에 관한 명령제를 보면, 국세청장이 주세 보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사업자에게 주류 가격에 관한 명령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세법 개정없이 국세청장이 주류 출고가격을 올리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현행 주세법은 종가세 체계를 통해 국세청장이 주류 출고 가격을 명령하는 등 실질적인 세금 인상의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주장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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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장의 주류가격 명령제는 국세청장에게 주세 보전을 위한 일련의 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주류 제조자에게 가격인상이나 인하 명령을 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연말 소주 값을 인상하던 정부의 속내는 주세로 보는 경향이 짙다. 소주 값이 오르면 세금도 덩달아 오르는 구조 탓이다.
앞선 2010년 공정위는 진로와 두산 등 11개 소주업체들의 출고가 담합에 대해 총 27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소주가격 인상 결정은 주세법에 의한 정당한 행정지도라는 신경전이 맞서던 때다.
당시 한국납세자연맹 측은 “소주값 인상은 세수확보·물가관리를 위한 정부 작품”이라며 “주세법에 의한 명령권을 통해 서면통지로 가격인상을 할 경우 비난여론을 의식, 은밀한 방법을 통해 정부가 주류회사의 소주 값 인상에 개입했다”고 주장해왔다.
결국 소주 값 담합 논란에 대해 대법원이 소주업체의 손을 들어줬지만, 소주 출고가와 관련한 정부의 통제 의혹은 남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세청장이 가격명령이 아닌 주류가격의 신고 등 필요한 사항에 관해서만 정할 수 있도록 명확히 규정하는 등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주류가격에 대한 정부의 개입근거를 제거해 주류업자의 가격결정 등 영업의 자유가 제약될 우려를 사전적으로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규하 기자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