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강한 턴어라운드, 중국 사상 최고 기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전세계 기업공개(IPO) 건수가 2007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국의 IPO 시장이 강하게 회생한 데다 중국 중소 기업들이 앞다퉈 상장에 나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스냅 <사진=AP/뉴시스> |
27일(현지시각) 회계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IPO 건수가 약1700건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44% 증가한 것으로, 2007년 이후 10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IPO 금액 역시 전년 대비 44% 늘어난 1960억달러로, 중국 알리바바가 250억달러 규모의 IPO를 시행했던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중소 기업들을 중심으로 상장 행렬이 이어지면서 중국 증시가 기록적인 IPO 실적을 올렸고, 뉴욕증시 역시 활황을 연출했다.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한 해 동안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490억달러로, 지난해 240억달러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2016년 10년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던 미국 IPO 시장이 올해 강한 턴어라운드를 이룬 셈이다.
유럽의 IPO 역시 40% 증가했고, 중국 상하이 및 선전 증시의 IPO가 총 400건을 웃돌면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제조업에서 서비스 업종으로 세대 교체가 올해 중국 IPO 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힌다.
올해 글로벌 IPO 시장의 수익률은 규모만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미국의 신규 상장 기업들의 평균 수익률이 23%를 기록해 연초 이후 S&P500 지수 상승률인 20%를 크게 앞지르지 못했다.
사진 공유 앱인 스냅챗으로 널리 알려진 스냅은 올해 최대 IPO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지만 주가는 공모가보다 10% 떨어진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타이어 업체 피렐리는 28억달러 규모의 재상장으로 자본시장에 복귀했지만 주가는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밖에 연말을 앞두고 IPO를 실시한 유럽 기업들이 일제히 주가 약세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JP모간의 아킨티아 망글라 유럽 및 중동 주식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IPO 종목들의 주가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며 “이 때문에 내년 신규 상장이 다소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UBS를 포함한 주요 투자은행(IB)들은 IT 섹터를 필두로 내년 10억달러 이상 대어급 IPO가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