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공정위 예산, 1214억4500만원
정부안보다 20억100만원 늘어난 수준
재벌 ‘상시감시’ 레이더망 구축에 22억 新편성
일감몰아주기 조사 출장 여비 3000만원 '증액'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효성 그룹, 진로 하이트, 대림그룹 등 총수일가 사익 편취(일감 몰아주기) 혐의를 정조준하고 있는 공정당국의 재벌 개혁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재벌 ‘상시감시’ 레이더망 고도화 사업인 22억원이 국회 통과 예산에 신규 편성되는 등 날 선 감시체제가 가동된다.
6일 국회와 공정위 등에 따르면 이날 국회를 통과한 2018년 공정위 예산안의 총지출은 1214억4500만원이다. 이는 당초 정부안이던 1194억4400만원 보다 20억100만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기존 정부안에는 내년 공정위의 세출예산을 전년보다 73억8600만원(6.6%) 증가한 수준으로 편성한 바 있다. 이번 국회 통과 예산을 보면, 독과점시장 감시체계 운영 14억9300만원 중 일감몰아주기 조사 여비인 사익편취 행태개선 사업 1억원이 7000만원으로 줄었다.
사익편취 행태개선 사업은 대기업 총수일가의 부당한 이익 제공을 감시, 조사하는 출장비 명목이다. 다만 일감몰아주기 조사 관련 출장 여비가 디지털포렌식 조직에도 있는 만큼, 전자 증거 수집과 분석업무를 담당하는 전문분야인 ‘디지털 분석과’ 출장여비에 3000만원 증액했다.
공정거래위원회(출처=뉴스핌DB) |
임기제 공무원으로 구성된 디지털 분석과 인력은 기존 5명을 포함해 총 17명으로 공정위 현장조사 과정에 증거 잡기를 주력업무로 수행한다. 이들은 은닉하거나 파기한 디지털 증거를 찾아내는 등 공정위 내에 국과수로 불린다.
전년보다 5900만원 늘어난 행정소송 수행 예산의 경우는 기존 정부안대로 30억4500만원을 편성했다.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운영 예산은 정부안 11억400만원에서 10억6900만원으로 3500만원이 줄었다. 소비자중심경영(CCM) 홍보비 예산도 1억원 삭감했다.
당초 정부안에 없던 기업집단 포털 시스템 고도화 사업(OPNI)에는 22억이 신규편성됐다. 기업집단 포털 시스템 고도화 사업은 재벌의 사익 추구 행위를 상시 감시하기 위한 일종의 레이더망 구축이다.
아울러 재벌의 사익 추구 동태를 지적할 수 있는 재벌감시용 정보공개 강화 측면도 강하다. 대기업집단 지배구조·내부거래 현황 등의 분석에는 주식 소유 현황 및 지분도 분석·공개를 적극 연계, 활용하는 관계로 내·외부 견제시스템 강화가 필수라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예전에는 10~20분이면 끝나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질의가 1시간가량 걸리는 등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의원들이 꼼꼼히 살폈다. 조사 여비가 반영 안됐다는 의견이 반영되는 등 나름 선방한 예산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규하 기자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