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속보

더보기

[르포] "밀지마세요" 따이공이 점령한 면세점 '속앓이'

기사입력 : 2017년09월08일 15:28

최종수정 : 2017년09월08일 17:55

사드 추가 배치 다음날 국내 1위 롯데면세점 가보니
공짜손님 보따리상만 득실.."후유증 2~3년 갈 것"

[뉴스핌=이에라 기자]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12층 엘레베이터 앞은 한여름 같은 열기가 가득했다.

면세점 개장 시간인 오전 9시 30분이 되기도 전에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다.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이들 중 일부는 길게 늘어진 인파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기도 했다. 

입장이 시작되자마자 뛰어가는 인파들 사이에서 기자도 넘어질뻔했다. 100m 달리기라도 하듯 이들이 뛰어간 곳은 화장품 매장이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매장에는 순식간에 수백명의 인파가 모였고 중국어로 항의하는 소리가 들려나왔다. 수십명의 면세점 직원들은 안전선을 다시 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설화수' 매장과 멀지 않은 LG생활건강의 '후'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후' 제품 사진이 담긴 핸드폰을 손에 쥔채 기다렸듯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10여분도 안돼 화장품을 구매한 이들은 10여개가 되는 쇼핑백을 복도 한 쪽에 놓고 쉬었다.

디올이나 입생로랑, 라프레리 매장에도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아래층에 내려가니 '견미리 팩트'로 유명한 애경의 '에이지 투웨니스', LG생활건강의 '빌리프', '숨' ,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매장에도 몰려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8일 오전 소공동 롯데면세점 12층 매장(위부터 설화수, 아래 후)에 보따리상들이 몰려있다.<사진=이에라 기자>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라면 깃발을 든 가이드가 있을 텐데 이들은 좀 달라 보였다. 삼삼오오 몰려있는 중국인들은 손에 신라 신세계면세점 백을 잔뜩 들고 있었고, 핸드폰으로 찍어놓은 사진을 보면서 제품을 구매하고 있었다. 

이들은 바로  '따이공'이라 불리는 중국의 보따리상이다. 보따리상은 인터넷을 통해 선주문을 받고 한국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중국으로 전달하는 구매대행 업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으로 한국 단체 관광이 금지되면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고 싶은 이들에게 대신 물건을 사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9억8255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 이상 늘었다. 외국인 이용자 수가 105만9565명으로 지난해보다 44.7%나 감소했지만, 매출 타격을 미치지 않은 것도 따이공 때문이다.

보따리상은 국내에서 고가 화장품을 주로 많이 사간다. 중국으로 들여갈 수 있는 물량 수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똑같은 용량이라도 남는게 많은 고가 브랜드를 더 많이 사가는 것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개당 2~3만원의 브랜드샵이나 마스크팩 보다 개당 10만~20만원에 달하는 고가 브랜드 제품이 훨씬 큰 차익을 실현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면세점의 제품 구매 한도를 강화하며 브랜드 이미지 지키기를 선언했다. 아모레퍼시픽 오프라인 매장 구매제한 수량은 설화수나 라네즈, 아이오페, 헤라의 경우 기존의 제품별 10개에서 브랜드별 5개로 낮췄다. LG생활건강도 후나 공진향, 인양 등 세트 제품 등을 최대 10개에서 5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누구보다 보따리상 때문에 근심에 빠진 것은 면세점 업계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 보다 보따리상의 수익성이 낮아, 실제 영업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면세점들은 여행사를 끼고 들어오는 보따리상에게 할인 혜택과 알선수수료, 여기에 기타 수수료까지 지급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구매금액의 20% 가량 할인해 주는 데다 수수료까지 내게 되면 제품을 많이 팔아도 이익이 떨어지는게 단체 관광객보다 적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2분기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297억원의 영업손실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발생한 2003년 이후 14년만에 적자를 냈다. 간부급 임직원들은 연봉 10%를 자진반납하며 고통 분담에 나섰지만, 하반기에도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신라면세점도 2분기 영업이익이 47% 감소했다.

적자까지 난 상황에서 보따리상에 대한 수수료 부담이 커지자  9월부터는 면세점업계에서 일부 송객수수료를 낮추며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인천공항공사 면세점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 3사가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임대료를 낮춰주지 않는다면 매장을 철수할 수 있다는 최후 통첩을 한 것.

2015년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5년간 임대료로 4조1400억원을 내기로 했다. 3년차(2017년 9월~2018년 8월)에 7740억원, 4~5년차(2018년 9월~2020년 8월)에는 1조원 이상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추가 배치로 보복도 추가로 이어질 것 같아 이번 사태가 2~3년간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도 임대료 인하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면세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도 인천공항에서 발빼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