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뫼비우스 단상] 맹점의 존재적 가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제도의 맹점이니 무슨 무슨 맹점이니 하는 말들이 곧잘 쓰인다. 부정적인 뉘앙스이다. 그런데 우리 눈의 한 부위인 맹점이 과연 부정적인 것일까. 보기에 따라 그렇게도 보일 것이다. 보이는 것 위주의 눈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로 정반대의 방향을 취하니 말이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보자. 맹점이 없는 눈이 과연 존재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자연에 의해서건 신에 의해서건 진화에 의해서건 맹점 없는 눈이 탄생되었을 것이다. 인간의 눈 외의 다른 생명체들의 눈의 구조에 대해선 필자가 거의 아는 바 없지만 말이다.

인간의 눈으로 한정해보건데 맹점은 어쩌면 눈에 필수 아닐까. 그것이 있어야만 눈이 가능하기에 그것의 존재는 필수이며 중요한 것 같다. 그렇다면 맹점은 긍정적인 것으로도 변모될 필요가 생긴다.
사실 맹점이라고 부르기 보단 맹면(盲面)이라고 불러야 합당할 것이다. 시각 기능이 없는 곳이 하나의 점이 아니라 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러한 객관적인 사실을 외면하고 실상과 유리되는 맹점이라는 말을 쓰는 걸까.

한발짝 더 나간다면 맹점이든 맹면이든 그것이 본질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우주는 파악 불가능하다. 우리의 시각, 청각 등등 오감 너머에 존재한다. 뇌가 망가진 뇌과학자의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뇌의 감각 기능이 무너진 그녀에게 우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오감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은채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괴이함으로 드러난다. 물론 그것 역시 뇌의 어떤 필터를 거쳤을 바 그 이전의 우주의 본연에 대해선 알 수가 없다.

이런 점에서 맹점이야말로 우주의 본연에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말을 바꿔 하면 우리의 시각에 보이는 풍경들은 그런 맹점 같은 우주의 일부를 극히 작위적으로 편집해 만들어진 이미지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의 일상 생활이나 크게는 문명 단위의 다채로운 것들은 그런 이미지 위에 기반한다. 심지어는 그것이 기준이 되고 다른 것들 가령 파악 불가능한 본질마저 가르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우주를 닮은 맹점을 부정적으로 보는 뉘앙스도 이것과 관계있으며 원래는 맹면의 성격인 것을 맹점으로 축소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본연을 축소해야만 인간은 파악불가능한 본연의 괴이함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되어 보다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이 이처럼 뒤집혔으니 원래대로 되돌리자는 것인가.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설사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바람직한 것만도 아니다.
그렇다고 본질에 위반되는 삶을 진짜로 알고 본질을 외면하면서 사는 삶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잔 말인가.

무슨 대안을 모색하는 글이 아니다. 그리고 대안들을 정한다는 것이 딱 옳은 것도 아니다. 필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삶의 취약성과 존재적 아슬아슬함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인간의 한계상 우주의 본연에 이르기는 불가능에 가깝고 그것에 우리의 삶과 문명을 투사한다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러한 취약성과 존재적 아슬아슬함을 인정한다면 삶의 허구에서 벗어나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창(窓)이 순간순간 열릴 수 있다. 가령 앞에서 말한 제도적 맹점처럼 어떤 가치가 일방적으로 굳어지는 우를 벗어나 새로운 해석의 장이 열릴 수 있는 것이다.

맹하다. 멍하다. 사각지대 등등. 이런 말들이 주변에 곧잘 쓰인다. 멍청한 자식. 어디에 눈을 뜨고 다니냐. 눈에 뵈질 않냐. 이런 류의 부정적인 말투들도 제법 흘러다니며 듣는 사람들을 괴롭힌다.
물론 그런 말들이 맹점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이해의 범주에 속한다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볼 때 그런 말들 모두는 그 발화자는 맹하지 않고 똑똑히 보며 사물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듯한 태도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살펴봤듯 그러한 태도는 착각이나 오류일 수 있다. 똑똑히 본다는 자체가 그럴 때의 눈이 맹점이 없으면 불가능한 바 맹점에 기반된 것이다. 맹점에 기반되어 있으며 상대방을 맹점처럼 여긴다면 자가 당착이 된다. 또한 우주의 본연 자체가 맹점 같다고 한다면 똑똑한 척 하며 맹점인 듯 보이는 것들을 업신여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따지고 보면 그렇게 되는데 거기까지 분석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에서 상대방을 자기 기준으로 비난하고 힐난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우리 사회에 넘치는 갑질이나 진영 논리의 논리적 구조를 파고들면 이에 당도될 것이다.

을이 갑질하는 경우도 생긴다. 을임에도 약자의 신분을 지나치게 이용하여 과잉의 보상을 받으려 하거나 과도한 목소리를 내는 경우이다. 정당한 저항이나 환수와는 다른 상황이다. 이에 대한 사유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결여된 듯이 보인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리하자면 맹점은 눈에서 필수인 바 그 가치가 전환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제도적 맹점이니 하는 경우에서처럼 사회적 맥락 속에 쓰이는 용례들을 어떻게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런 범용성은 그대로 두더라도 맹점의 범주에 들 수 있는 숱한 것들 가령 상기한 맹함이니 멍함 등등의 가치를 그 본연으로서 밝힐 필요가 있다.

더욱이 스스로도 맹점에 기반된 바 맹점에서 자유롭지 못한 시각이되 그에 대한 인지조차 없이 맹점인 듯 보이는 상대를 무조건 비난하는 태도는 그 자체가 자가 당착이라는 사실이 확대되면 좋을 것이다. 그런 공감이 사회적으로 번져나가면 맹목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 자신이 우스워지는 문화가 생성되어 우리의 사회 문화는 질적으로 고양될 길이 열릴 것이다.

이명훈(소설 ‘작약도’ 저자)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하성 애틀랜타 잔류…1년 2000만 달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이 다년계약 의지를 접고, 다시 한 번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옵트아웃을 통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섰던 그는 결국 원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년 계약을 맺고 내년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MLB닷컴과 현지 유력 매체들은 16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애틀랜타와 계약기간 1년, 총액 2000만 달러(약 294억원)에 계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의 1년 계약을 알리는 애틀랜타 홈페이지 그래픽. [사진=애틀랜타] 2025.12.16 zangpabo@newspim.com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이후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1년 후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올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부상과 허리 부상으로 시즌 중반에야 복귀했고, 이후에도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으며 제 기량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9월 탬파베이에서 방출됐고, 유격수 보강이 필요했던 애틀랜타가 손을 내밀었다. 이적 후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김하성은 시즌 전체 성적을 타율 0.234, 5홈런, 17타점으로 마무리했고, 애틀랜타 소속으로 뛴 24경기에서는 타율 0.253에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종료 후 선택의 기로에 선 김하성은 2026시즌 연봉 1600만 달러 옵션을 포기하고 옵트아웃을 행사했다. FA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특급 유격수가 거의 나오지 않아, 애틀랜타를 포함한 여러 구단이 유격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김하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MLB닷컴 역시 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김하성이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다년계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결과는 1년 계약이었다. 복수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김하성 측은 다년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평균 연봉과 보장 기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몸 상태와 수비는 이미 증명된 만큼, 한 시즌 더 건강하게 뛰고 다시 시장으로 나가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애틀랜타 역시 유격수 장기 플랜을 팜 시스템과 병행해 설계하는 상황이라, 1년 고액 단기 계약으로 2026시즌 공백을 메우는 게 이해관계에 맞았다.​ 유격수 시장이 워낙 안 좋은 상황에서, 별도의 트레이드 패키지 없이 단기 재계약으로 주전 유격수를 확보했다는 점은 애틀랜타 프런트의 가성비 있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결국 김하성의 선택은 지금보다 더 좋은 계약을 위한 1년짜리 베팅인 셈이다. 부상 리스크를 털고 건강하게 풀시즌을 치르면서 롱런 가능성을 증명한다면, FA 세 번째 도전이 될 내년에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zangpabo@newspim.com 2025-12-16 11:38
사진
경찰, '통일교 의혹' 15시간 압수수색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전담팀은 전날 오전 9시부터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전재수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 자택과 의원실,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 총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15시간 40분이 이날 0시 40분경 마무리됐다. 경찰은 전 의원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명품시계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밤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통일교 서울본부)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 차량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5.12.15 leehs@newspim.com 앞서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 과정에서 지난 2018~2020년 사이 현금 3000만~4000만원과 명품시계 2개를 전 의원에게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이에 전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의한 바 있다. 전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어떤 금품도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자택, 대한석탄공사 사장 집무실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됐다. 이들 전현직 정치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금품 수수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으로 지난 2018년 금품 수수가 이뤄졌다면 올해 말 공소시효가 만료될 수 있다. 다만 뇌물수수가 적용되면 공소시효가 최대 15년으로 늘어나는데 경찰은 뇌물수수 혐의까지 함께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에 대한 수사도 이뤄졌다. 경기도 가평 경기도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UPF) 사무실, 한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한 총재에 대한 수사 접견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한 총재의 경우 뇌물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전환됐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한 총재를 금품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2018년 무렵의 통일교 회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서 전현직 정치인에 금품을 전달한 시기인 2018년의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앞서 통일교 관련 의혹을 수사한 바 있는 민중기 특검팀(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에 특검에서 넘겨받은 통일교 의혹 관련 자료가 부실해 경찰이 직접 자료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특검은 넘겨줄 자료는 다 넘겨줬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내 파일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소환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전재수 의원(전 해수부 장관)의 사무실로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5.12.15 pangbin@newspim.com origin@newspim.com 2025-12-16 09: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