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 주력계열사 중 가장 높아...5년간 체질개선
올해 OLED 원년으로 선포, 대규모 투자 발표하며 시장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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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핌=황세준 기자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그룹 내 1등 CEO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 804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LG디스플레이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83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일 발표한 LG전자(1조5856억원, 조성진 부회장), 19일 발표한 LG화학(1조5238억원, 박진수 부회장)보다도 많은 것이다. 아직 실적발표 전인 LG유플러스(4057억 잠정치, 권영수 부회장)대비로는 4.5배 규모다.
한상범 부회장 <사진=LG디스플레이> |
지난해 상반기 LG디스플레이는 83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치면서 3개사 중 최하위였으나 1년만에 1위로 올라섰다. 2년만의 탈환이다.
LG디스플레이의 반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에도 주력계열사 중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한상범 부회장이 취임한 해인 2012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21분기 연속 영업흑자 행진을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까지는 매년 1분기마다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급감하는 패턴을 보였으나 올해는 달라졌다.회사 안팎으로는 한 부회장의 '체질개선 경영'이 안착했다는 평가다.
정통 엔지니어인 그는 임직원들에게 "단기 실적보다는 100년 영속 기업이 되기 위한 미래 신기술을 개발할 것, 3~5년후를 대비하는 차별화 제품을 선행 준비하는 전략을 수립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현재 중국 업체들이 LCD는 물론 OLED 증설에도 나서며 LG디스플레이를 추격 중인 상황에서 차별화·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 전략을 통해 격차를 더 벌려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이를 위해 한 부회장은 올해를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 원년으로 공언했다. OLED는 LCD에 비해 형태 변형이 자유롭고 화질이 우수해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자동차, 인공지능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도가 높다.
그는 "올해가 회사의 향후 20년을 결정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스스로를 변화시켜 어떠한 경영환경에서도 능동적으로 도전할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한 부회장은 아울러 그룹사중 가장 많은 규모의 투자도 선제적으로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파주 대형 OLED 생산을 위한 선행 투자에 2조8000억원, 중소형 POLED 추가 생산시설 투자에 5조원 등 총 7조8000억원을 신규 투자한다.
중국에도 대형 OLED 공장을 신설한다. 광저우시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총 자본금 2조6000억원 중 70%인 1조8000억원을 출자한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LCD가 아닌 OLED를 신규 투자 대상으로 정한 것은 "한번 시작한 것은 끝장을 보자"는 그의 승부사 기질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불과 5년전이다. 하지만 올해 '액자보다 얇은 월페이퍼 OLED', '스피커가 없는 크리스탈 사운드 OLED' 등 기술력을 앞세운 신제품을 선보일 정도로 발전했다.
한 부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전쟁에서 거둔 승리는 반복되지 않으므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다시 승리하기 어려우니 끝없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한 부회장의 이같은 시도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수익성 중심의 기업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한 데 이어 또 한번 사업구조를 전환할 타이밍을 제대로 잡았다는 진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매출액은 지난해 9400억원, 올해 1조5000억원, 2018년 2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수익성도 개선돼 내년 하반기에는 OLED 부문에서도 흑자전환하면서 OLED 중심의 매출구조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력 사업인 LCD 의존도를 점차 낮추는 한편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동사의 2년간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가 12~13조원 가량으로 예상되는 바, 투자금 확보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