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뭉친 '원내비'..."기능 강화로 기존 대비 쉽고 정확"
SKT '티맵', "누적 데이터 많아 정확도 높아...AI 기능도 접목"
[뉴스핌=심지혜 기자] KT와 LG유플러스 ‘연합군’이 SK텔레콤 ‘T맵'이 독주하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 도전에 나섭니다. 양사의 모든 데이터를 공유하고 똑같은 디자인으로 서비스하기로 한 건데요, 이름도 ‘원(ONE) 내비’입니다. 힘을 합쳐 1등 내비를 만들겠다는 뜻이라네요.
사실 두 기업은 지난해 2월에도 내비로 손을 잡았었습니다. 그 때는 각각 수집해온 이용자 실시간 교통정보를 통합, 내비의 기본요소인 경로안내만 동일하게 하는 정도였습니다. 내비는 따로 운영하면서 핵심 서비스는 공유하지 않았던 것이죠.
하지만 이전과 달라진 점이 눈에 띄지 않았고 결국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T맵은 시장 우위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게다가 스타트업 내비였던 김기사가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 빠르게 성장했고 인기 콜택시 앱 카카오택시에까지 활용되면서 둘보다 몸집이 커졌습니다.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생각이었는지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엔 더욱 똘똘 뭉쳤습니다. 서로 간의 경쟁심을 버리고 한 마음으로 재도전한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미래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준비에 필요한 데이터를 같이 모아보자는 복심도 있어 보입니다. 적은 이용자 수(업계 추정 KT 280만명, LG유플러스 80만명)로는 많은 양의 교통 관련 데이터를 빨리 모으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죠.
T맵 |
그렇다고 T맵이 만만해 진 것은 아닙니다. T맵은 명실상부 시장 1위로 넘기 힘든 벽이죠. 원내비가 치고 나온다 해도 그간 쌓아온 운영 노하우는 무시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T맵 월간이용자수(MAU)는 1060만으로 KT와 LG유플러스 이용자를 합친 수 보다 약 3배 많습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는 SK텔레콤 가입자에게만 무료로 제공하던 것을 KT, LG유플러스, 알뜰폰 등 모든 가입자로 확대한 것이 '신의.한수'였죠.
때문에 SK텔레콤은 교통관련 정보에서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정확한 정보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인 머신러닝 기능도 접목해 추천 경로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또한 운전 중 쉬운 내비 작동을 위해 음성 검색에 AI 기능을 접목했습니다. 길 가면서 스마트폰을 만지는 위험을 줄여 안전 운전을 돕고 좀 더 진일보한 내비로 성장시키겠다는 거죠.
원내비 |
반면 원내비는 내비에 사용되는 핵심 기술을 좀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습니다.
일단 이용자들이 내비의 본질인 ‘길안내’를 잘 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GPS(위치파악시스템) 민감도를 높이고 좀 더 짧은 주기(2분 30초)로 교통 정보를 갱신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경로를 탐색할 때에는 짧은 거리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신호, 교차로를 지나는 것까지 포함해 최소시간으로 도착하는 길을 안내해 줍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전방 이마트 보이는 사거리에서 우회전입니다”처럼 음성으로 회전 지점을 안내 받을 때 위치를 헷갈리는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지나는 길에서 보이는 주요 건물을 중심으로 설명해 주도록 했습니다.
좀 더 정확하고 빠르게 길안내를 하겠다는 것이죠.
이처럼 절치부심 힘을 합한 KT와 LG유플러스의 '원내비'가 1등 T맵을 빠르게 뒤쫓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