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우파색 짙은 인사 다수 포진
장제원 "당이 오히려 후퇴하는 것 아닌지 우려"
전문가, 지방선거 다가올수록 당내 충돌 가능성 높아질 것
[뉴스핌=조세훈 기자] 대선 패배 이후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19일 당의 청사진을 그릴 혁신위원회의 면면을 공개했다.
혁신위엔 우파 이념 성향이 뚜렷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두루 포진하며 당의 우클릭 행보를 분명히 하는 모양새다. 특히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은 "국민 전체의 지지가 아니라 한국당을 지지할 수 있는 사람을 목표로 혁신 할 것"이라며 전통 지지층인 집토끼 잡기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류석춘(왼쪽 여섯번째) 혁신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이 첫 회의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조성환, 유동열, 김광래, 이우승 위원, 류 위원장, 황성욱, 최해범 위원, 이옥남 대변인. <사진=뉴시스> |
한국당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혁신위원 9명을 발표하고 혁신위원회 첫 회의를 갖었다. 혁신위원으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으로 활동했던 황성욱 변호사와 태극기 집회에 적극 참여해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한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6기 회장, 홍준표 대표의 고려대 후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로 홍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로 검찰 조사 받을 때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호한 것으로 알려진 이우승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김광래 가톨릭관동대 경영학과 교수,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성희 고려대 미디어학부 강사,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최해범 사회민주주의연대 사무처장 등이 있다. 유일한 진보성향 인사인 최 사무처장을 제외하면 모두 우파색이 짙은 인사들이다. 대변인으로는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이 선임됐다.
류 위원장은 우편형 인선이라는 지적에 "어차피 (한국당을) 지지 안하는 3분의 1의 사람들이 있다"며 "그 분들의 지지를 받으려고 당을 혁신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제 소신이고 앞으로 회의를 통해 위원들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혁신 방향은 우파가치 재정립이라는데 초점을 분명히 했다. 류 위원장은 "개혁이라고 하면 우파가치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좌로 가야 한다고 하는 게 실패를 만든 원인"이라며 "대처와 레이건이 좌클릭해서 (사회를) 바꿨나. 우파적 가치를 강조하고 설득해서 영미를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당내에선 탄핵 이전 당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복당파인 장제원 의원은 19일 대표ㆍ최고위원ㆍ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류석춘 혁신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당이 오히려 더 후퇴하는 것 아닌지 우려가 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친박계(친박근혜계) 김태흠 최고위원이 “야, 인마 너 때문에 당이 어떻게 된 줄 아느냐”, “X새끼”등 고성과 욕설을 내뱉자 장 의원이 맞대응하면서 회의장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모습도 연출했다.
당내에선 혁신위의 개혁 방향이 구체화되면 노선투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혁신위를 우려하는 시각이 분명히 있다"며 "현 상황을 지켜보지 않고 노선투쟁에 나서겠다는 분도 있다"고 전했다.
내년 지방자치선거가 다가올수록 당내 투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한국당은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바른정당과 통합 흐름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며 "그럴 경우 현재 당이 바른정당과의 대연합 흐름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기에 선거가 다가오면 충돌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