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중국

속보

더보기

[첨밀밀] 홍콩드림이 빚어낸 달콤한 러브스토리

기사입력 : 2017년06월01일 16:38

최종수정 : 2017년06월05일 14:22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한달뒤인 7월 1일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20주년 기념행사와 린정웨어(林鄭月娥, 캐리 람) 새 행정장관 취임식도 이날 함께 치러진다. 반환 20주년을 자축하고 친중국 성향의 캐리 람 취임도 축하할 겸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홍콩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길에 시 주석은 홍콩의 대중국 반감을 무마하는데도 공을 들일 예정이다. 중국이 과연 홍콩에 어떤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을지 기대를 모은다.

홍콩주민들은 경제가 예전만 못하고 특별자치 약속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공산당 정권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2014년 홍콩에서 우산혁명이 일어난 것도 우연이 아니다. 반환 이후 홍콩은 자체 번영 보다는 선전 등 중국 경제권에 빠르게 흡수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과거엔 홍콩이 선전 개방구의 젖줄이었는데 지금은 홍콩이 선전시에 기대서 연명하는 꼴이 됐다. 지난 1980년 홍콩 경제규모는 선전의 164배였다. 이 수치는 홍콩반환 20년을 거치는 동안 2016년 현재 1.1배로 축소됐고, 2~3년이면 선전이 홍콩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환 이전 중국 본토인들에게 홍콩은 꿈과 기회의 땅이었다. 본토인들은 일자리를 찾아 홍콩으로 넘어갔다. 이에반해 홍콩에선 사회주의 정권이 자본주의 홍콩을 접수한다는 우려에 대대적인 이민붐이 일었다. 꿈과 불안이 교차하는 홍콩 반환 전야. 사람들은 불나방처럼 돈을 좇아 헤메고, 사랑에 목말라하며 애를 태웠다.     

천커신(陳可辛) 감독의 영화 ‘텐미미(甜蜜蜜 첨밀밀)’는 반환 전 중국의 눈에 비친 홍콩의 모습을 본토출신 리차오(張曼玉 분)와 리샤오쥔(黎明 분)의 달콤한 러브스토리로 풀어내고 있다. 영화 텐미미는 1986년부터 덩리쥔(鄧丽君)이 사망한 1995년 사이 10년간의 홍콩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덩리쥔 사망 이듬해이자 홍콩반환(1997년) 한해 전인 1996년 상영됐다.

심금을 울리는 덩리쥔의 사랑의 노래 ‘텐미미’는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로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운명적 사랑에 바치는 헌사라고 할 수 있다.  영화 텐미미는 1997년 타임의 세계 10대 우수영화 2위에 오를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20년이 넘도록 애정영화로서 아직 텐미미를 능가할 영화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게 중국 영화계의 중론이다.

리차오는 1986년 봄 부자가 되려는 꿈을 안고 홍콩에 왔다. 리샤오쥔도 사랑하는 샤오팅과의 결혼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고향 텐진을 떠나왔다. 홍콩은 요지경 같은 곳이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 최첨단 통신수단인 삐삐 호출기와 마치 마술처럼 돈이 쏟아져나오는 현금지급카드, 종이조각을 사고 파는 시장(증시). 모두 대륙에서는 구경한번 못해본 신기한 것들이다.  

홍콩에 도착한 리차오는 맥도널드에 일자리를 잡았고, 리샤오쥔은 그 곳에서 우연히 리차오를 만나 친구가 된다. 서로 모를뿐 인연으로 말하자면 둘은 이미 며칠전 기차에서 등을 기대고 앉아 함께 홍콩에 온 사이다. 중국인의 심금을 울린 덩리쥔의 노래 텐미미는 둘을 이어주는 사랑의 묘약이다. 텐미미의 선율과 가사가 뿜어내는 달콤함을 온 몸으로 느끼며 둘은 자전거를 함께 타고 침사추이 시내를 행복하게 질주한다.

앞날에 대한 불안과 외로움이 두 사람을 깊은 관계로 밀어넣고 리샤오쥔의 마음은 점점 샤오팅에게서 멀어진다. 1987년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던 춘제(春節 설) 전야, 리차오와 리샤오쥔은 깊은 사랑을 나눈다. 격정의 하룻밤을 보낸 뒤 둘은 새해인사로 돈과 건강 우정을 축원한다.

1987년 홍콩에선 항생지수 4000포인트 전망과 함께 주식열기가 달아오른다. 중국에 증시가 1990년에 개설됐으니 본토사람들은 아직 주식이 뭔지도 모를 때다. 리차오와 리샤오쥔은 부자가 되는 꿈을 꾸며 투자 대열에 끼어든다. 하지만 경제와 주식이 모두 나빠지면서 부자를 향한 리차오의 꿈도 사그러든다.   

홍콩은 기회의 땅이지만 어떤 이에겐 아픈 상처의 땅이기도 하다. 리차오는 사업실패로 빚까지 잔뜩 졌고, 정혼녀가 있는 리샤오쥔을 자꾸 만나는 것도 죄스럽다. "너나 나나 우리 모두 사랑을 찾으러 홍콩에 온게 아니다” 리차오는 가슴이 무너지는 말로 사랑하는 리샤오쥔을 떠나보내려 한다. 사랑하지만 이제 헤어져야 한다. 처연한 주제곡, 주인공들에게 이별은 가슴을 할퀴는 아픔이다.

1990년 무렵 홍콩에는 이민붐이 불어닥친다. 공산당을 믿지못하는 사람들, 재산을 지키려는 부자들이 유럽과 캐나다로 떠났다. 세상이 달라져 반환 20년을 맞는 지금은 홍콩 기업가와 금융인들이 중국 공산당과 가장 친한 사이가 됐다. 그 해에 샤오팅이 리샤오쥔을 찾아 홍콩에 왔다. 리샤오쥔은 샤오팅과 마음에도 없는 결혼식을 올린다. 결국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한다. 리샤오쥔은 샤오팅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하고 뉴욕으로 떠난다.

리차오는 생활고 해결을 위해 흑사회의 보스 퍄오와 연인 관계를 맺는다. 그녀는 마침내 홍콩인이 됐다고 자위하며 퍄오와 함께 뉴욕으로 건너간다. 리차오와 퍄오 두 사람은 새 보금자리를 꾸리려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뉴욕서 퍄오는 강도들에 의해 비운의 생을 마감하고 리차오는 다시 의지처 없는 신세가 된다.

1995년 홍콩 반환이 코앞에 다가왔다. “일국양제, 50년 자치 보장”. 중국의 거듭된 약속으로 홍콩 반환에 따른 불안이 많이 해소됐다. 떠났던 사람들과 자본이 돌아오는 역 이민 조류가 일어났다. 뿐만 아니라 이젠 거꾸로 홍콩사람들이 중국으로 비즈니스 하러 가는 세상이 됐다.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로 개혁개방이 촉진되고, 반환약속이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이 확산되면서 이런 기류는 한층 강해졌다. 여행 가이드 일을 하는 리차오도 소식을 듣고 귀국을 생각한다.

리차오와 리샤오쥔은 헤어진 뒤 피차 소식을 모른 채 지냈지만 서로를 향한 그리움은 갈수록 더 강렬해진다. 그들의 깊고깊은 사랑은 덩리쥔의 노래 텐미미와 ‘웨량다이뱌오워더신(月亮代表我的心,월량대표아적심)’에 실려 서로에게 전해진다. 1995년 5월 어느날 두사람은 덩리쥔 사망 뉴스와 텐미미 음악에 이끌려 뉴욕 거리의 한 전파사 쇼윈도 앞에 나란히 걸음을 멈춘다. 둘의 재회는 덩리쥔의 갑작스런 사망과 함께 이렇듯 뜻밖에 찾아왔다. 둘의 연분은 덩리쥔의 노래 텐미미에서 싹을 틔웠고 영화 텐미미는 그 둘이 운명처럼 하나가 되는 내용의 달콤한 사랑의 연가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