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탄핵, 촛불 인용 vs 태극기 각하…국민 분열 고조
“헌재결정 승복하고 사태 수습해야…추가혼란 안돼”
[뉴스핌=이보람·김규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최종선고만 남겨둔 가운데, 전문가들은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국민들이 이에 승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들이 만든 법 질서 체계를 지켜내고 추가적인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선고를 앞둔 헌법재판소. 멀리 청와대가 보인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일로는 10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임기가 만료되는 13일도 거론된다.
탄핵심판 결과는 아직 베일 속에 가려져 있지만 최종 결과를 둘러싼 국민들의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찬성·반대하는 일부 시민단체들이 각각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결론이 나올 경우 이에 불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헌법학자를 비롯한 법률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이처럼 탄핵 인용과 기각을 각각 주장하며 헌재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국론이 분열돼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는 것이 현 정국을 타개하는 첫 걸음이라는 얘기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교수는 "헌재 판결에 불복 시비를 제기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발상"이라며 "만약 인용이 된다고 해서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나 정치권 일각에서 불복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 정주백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불복할 수 있는 구체적 절차도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헌재에서 탄핵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나올 경우 이에 승복하는 것이 더 큰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탄핵 정국 이후 대한민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치권의 책임있는 움직임과 국민들의 선거와 투표를 통한 심판, 나아가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관계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기일인 2월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관들에게 탄핵 가결을 요구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헌법연구관보를 지낸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심판의 결정이 어느 쪽으로 나든 승복해야 한다"며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극복하고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또 "정치권에서 탄핵심판 결과를 갖고 갈등을 증폭하기 위해 이용한다면 이번 탄핵 정국에서 얻는 교훈을 다 잃어버리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대학총장협회 등 법조계와 학계, 종교계 등에서도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야4당 역시 헌재의 결정에 승복키로 구두합의 했다.
탄핵심판이 마무리되면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와 추가적인 제도 마련에 대한 논의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학회장을 지낸 심경수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에서 만약 기각이 나온다면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가 어떻게 되겠냐"며 "국민들의 80%가 탄핵을 원했는데 결국 선거서 보수세력이 완전히 죽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전원 교수는 "이번 탄핵 정국은 국민들이 '촛불 민심'으로 끌어왔다"며 "탄핵심판 결정이 나면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민심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일부 공무원들에 대해 임기 전에 불신임을 결의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나 국민들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는 '국민발안제' 등의 제도개선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서석구 변호사가 지난 6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태극기를 두르고 탄핵 '각하'를 주장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