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최근 컨테이너 운임이 손익분기점 위로 상승하면서 해운업계의 불황이 끝을 보이는 양상으로 평가돼 주목된다. 외국 전문가들은 한국의 조선업계가 저가수주를 하느냐 마느냐가 관건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사진=뉴스핌 DB> |
지난 23일자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해운컨설팅회사 드류어리(Drewry)는 40피트 컨테이너 운임료가 지난해 3월 손익분기점 이하인 1113달러에서 12월에 1645달러로 올라 수익성이 보인다고 밝혔다.
더 이상의 운임료 인하는 없다는 것. 최근 한진해운 법정관리 등으로 업계가 항로를 축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선단 재편도 이뤄졌기 때문이다.
독일의 하팍로이드(Hapag-Lloyd)의 CEO 롤프 얀센(Rolf Jansen)은 지난해 폐선처리 수준이 상당했던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이유로 꼽았다.
얀센은 "해운업계가 향후 12~24개월 기준으로 보면 재무측면에서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머스크(Maersk)도 지난해 3억6700만달러의 적자에서 올해 흑자전환해 6억달러의 이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 운임료 하락 가능성.. 현대重-대우조선 수주가 관건
하지만 화물운송 수요와 선박 공급간의 불균형은 여전하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올해 선박양도 물량이 상당하고 특히 이중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의 공급비중이 높아 운임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컨설팅회사 시인텔리전스컨설팅(Sea Intelligence Consulting)의 CEO 라르스 옌센(Lars Jensen)은 "시장이 붕괴한 12개월 전 상태가 선복 수급의 균형점이었다"면서 "이후 폐선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문제의 핵심은 향후 컨테이너선 조선업계가 한국의 조선사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신규물량 확보를 위해 저가수주를 하느냐 마느냐가 관건.
해양전략컨설팅회사인 마리타임스트레터지인터내셔날(Maritime Strategies International) 이사 아담 켄트(Adam Kent)는 "한국 조선소가 컨테이너선박을 건조하길 원한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이라며 "특히 지난해 컨테이너선박 수주가 거의 없어 올해 신규수주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수주물량이 줄어들면서 기존의 수주선박의 인도기일이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런 우려가 현실성 없다는 반박도 있다. 선박금융의 큰 손인 한국산업은행은 저가수주에 반대할 것이고, 선박금융시장도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다.
드류어리 애널리스트 시몬 헤니(Simon Heaney)는 "선사들의 취약한 재무상태로 신규 발주도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저가수주가 무슨 유인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