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속 혼조…일본↓ 홍콩 중국↑
[뉴스핌=김성수 기자] 9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는 하락한 반면 중국과 대만, 홍콩 증시는 상승했다.
특히 홍콩 H주는 심리적 저항선인 1만포인트를 돌파하면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홍콩 증시는 장중 상승폭을 유지하다가 막판에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강보합 마감했지만 중국 본토기업 주가가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홍콩 항셍지수는 0.17% 오른 2만3525.14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기업지수인 H지수는 1.2% 오른 1만75.17포인트에 마감했다.
2017년 2월9일 홍콩증시 동향 <자료=홍콩거래소> |
홍콩 H주는 심리적 저항선인 1만포인트를 돌파, 지난 2015년 11월 이후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거래량은 하루 평균 거래량의 약 3배에 이른다.
홍콩 일간지인 '밍파오(明報)'에 따르면 해외 인수합병(M&A)을 위해 홍콩에 자금을 쌓아 둔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블루칩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이 밖에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종목들은 상하이 증시보다 가격이 싼 데다, 향후 기업 실적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이날 약보합 출발한 중국 증시는 정부의 개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약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1% 상승한 3183.18포인트에 마쳤다. 선전성분지수도 0.52% 오른 1만182.73포인트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0.38% 오른 3396.29포인트를 기록했다.
부동산과 인프라스트럭처 업종에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중철이국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종목이 강세를 나타냈다.
차오 슈에펑 화서증권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중국 규제당국이 건설 자재 생산업체에서 과잉생산을 줄일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며 "이에 관련주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대만 증시도 소폭 상승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0.49% 오른 9590.18포인트에 마감했다.
한편, 0.34% 하락 출발한 일본 증시는 오는 10~11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투심이 위축되면서 낙폭을 소폭 확대했다.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3% 내린 1만8907.67엔에 마감했다. 토픽스(TOPIX)는 0.70% 떨어진 1513.55엔에 거래를 마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과의 환율 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최근 일본과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판했다.
제인 폴리 라보뱅크 선임 외환 전략가는 8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실효환율 기준 엔화 값은 2년 전에 1973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며 "달러가 엔·유로 등 주요 통화에 비해 고평가된 것과 비교하면 일본은 유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엔화 저평가에 대해 나름의 시각이 있기 때문에 오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매우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12엔대를 회복했다. 오후 5시 20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 대비 0.37% 상승한 112.34엔에 거래되는 중이다.
개별 종목에서는 히타치가 8.04% 급락했다. 소프트뱅크는 0.58% 올랐고 도요타와 도시바는 각각 2.04%, 3.35% 하락했다.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일본 민간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핵심 기계수주는 작년 12월에 전월보다 6.7% 증가하면서,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