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는 가격 내리고, 중국 정부는 관세 낮추고
[뉴스핌=백진규 기자] 중국 국내 명품소비가 3년만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명품은 당연히 해외에서 사온다는 중국인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불황극복을 위해 가격을 낮추면서까지 중국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 출범이후 지난 2013년부터 중국 명품시장은 3년 정도 불황을 겪어 왔다. 2013년 1161억위안 규모였던 중국 명품시장은 2015년 1130억위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6년 중국 국내 명품 소비액이 전년비 10.4% 증가한 1240억위안(약 20조7200억위안)을 기록하면서 시장 분위기도 180도 달라졌다.
중국 루이뷔통과 불가리의 경우 2016년 하반기 판매량이 전년비 50%이상 늘어났다고 밝혔고, 휴고보스 역시 2016년 하반기부터 중국 내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버버리(Burberry)의 올해 1월 중국시장 판매량 역시 전년비 10%이상 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전세계 명품 소비액이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상황에서, 중국 명품시장이 ‘나홀로 성장’세를 보인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외국의 명품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국내 소비가 증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 가격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조절하면서 해외에서 명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수요가 국내로 옮겨왔다는 설명이다.
샤넬의 경우 2015년부터 중국과 외국의 제품 가격 차이를 좁혀나갔고, 카르티에도 뒤를 이어 중국 판매가를 낮추기 시작했다. 버버리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중국과 외국의 가격 차이를 15% 내로 조절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관세정책도 명품가격 하락에 큰 역할을 했다. 국내 명품 소비가 매년 줄어들자, 중국 당국이 소비진작을 위해 명품의류 화장품 양주 등에 대한 수입 관세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 4월엔 개인이 온라인으로 해외에서 명품을 구입하는 경우 오히려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해 국내 소비 진작을 유도했다.
또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중국 소비자들도 해외보다 국내 명품시장을 더 찾게 됐다. 2016년 한해 달러/위안 환율은 6.4%상승(위안화 가치 절하)했다. 그만큼 중국에서 위안화로 명품을 구입하는 것이 해외보다 더 유리해진 셈이다.
중국 업계 관계자는 “외국에서 명품을 구입하면 가격은 조금 쌀 지 모르나, 각종 부대비용과 환율을 고려할 때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흥업증권(興業證券) 관계자는 “예전에는 판매자가 명품 가격을 결정했으나, 최근 중국 시장에서 그 공식이 깨지고 있다”며 “명품의 소형화 개성화로 인해 소비층이 다양해지면서 전통적인 명품 판매 모델이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한 명품 유통업체 직원은 “지난해 1선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화이트칼라 직장인들 중에서도 명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