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4차 산업육성…한국, 민관 둘다 중요‧수평 협력 필수"
"일자리 대비책, 인재양성‧평생교육‧사회안전망 등 마련 핵심"
[뉴스핌=이윤애 기자] 대선주자들이 4차 산업혁명을 놓고 이미지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획기적인 기술진보 등으로 글로벌 산업판도를 재편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련 공약을 내놓으며 '미래 먹거리형 리더'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경전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관련 공약에 대해 "민간주도 성장이 기본이고, 정부는 기반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가 최근 내놓은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신설 등을 통해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는 공약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에 대해 "둘다 맞는 얘기"라면서 "한국에서는 민관 어느 부분도 놓을 수가 없어 민관협력을 어떻게 조율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정부주도, 민간주도를 적절히 섞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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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왼쪽)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사진=뉴스핌DB/뉴시스> |
우선 문 전 대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면서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 신설해 과학기술정책 총괄 국가 콘트롤타워를 재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5년 동안 1만 명의 초중등 소프트웨어교사 인력을 양성하고, 세계 제일 먼저 초고속 사물인터넷망을 구축해 사물인터넷망 1등 국가로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안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산업혁명에 필요한 기반을 구축하는 일을 해야 한다"면서 "교육혁명을 통한 인재양성을 위해 현행 학제를 5년(초등학교)-5년(중·고등학교)-2년(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으로 변경하고, 과학기술혁명 방안으로 연구·개발 기능의 한 부처 통합 관리 및 결과 감사에서 과정 감사로의 전환, 기초연구 분야에서 중복과제 허용, 응용연구 분야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제안 집중 지원 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의 공약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주도해서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처럼 모든 걸 정부가 주도하다 보면 오히려 자율성을 뺏기고 새로운 시도도 생기지 않는 법"이라고 비판하자 문 전 대표는 "관치경제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부는 인프라망을 구축하자는 것으로 선진국도 종합적인 계획과 지원을 위한 정부 직속 위원회를 두고 있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는 "국가주도냐, 민간주도냐라는 것은 톱다운, 바텀업의 차이만 있을 뿐 4차 산업혁명 육성에는 서로 입장이 같다"며 "현실적으로 실행의지가 더 중요하고, 누가 정권을 잡던 국가주도, 민간주도를 적절히 섞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일자리 대책에 대해서는 양쪽 모두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으로 고급일자리가 생기지만, 전체 일자리 감소는 피할 수 없다"면서 "생산성 증가로 생기는 부를 소수 자본가가 독식하지 않고, 나누는 부분에 대한 국가 내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 전 대표가 일자리 대책으로 내놓은 '독일 인더스트리 4.0'에 대해서는 "차세대 산업혁신을 위해 마련한 정책일 뿐 일자리 수를 증가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익명의 전문가도 둘의 구분이 별 의미가 없다면서 민관협력을 주장했다. 그는 "정부주도, 민간주도 어느 쪽으로 하든지 다 장단점이 있다"며 "문제는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정부주도 산업성장 시대는 이미 지났지만, 시장에 맡겨놓고 민간주도로만 가기에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상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시스템을 갖추고 시장이 활력을 갖기 위해 둘 간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민간과 수평 상태로 협력하고, 민간도 정부를 도와 산업을 주도하며 뒤따라오는 기업들을 이끌어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민관협력을 어떻게 조율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대선주자들이 경쟁적으로 4차 산업에 정책을 내놓는 등 관심갖는 부분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특히 우리가 강점을 갖는 제조업 부분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일부 업종을 구조조정 양상"이라며 "주요 경쟁국에서 4차 혁명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꼭 들어가야 할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