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증인 때와 다른 모습..."유방암 치료 부작용"
[뉴스핌=황유미 기자]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숙 전 이대 신산업융학대학장이 초췌해진 모습으로 1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대 학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김 전 학장은 털모자를 쓰고 검은색 코트에 진회색 목도리를 한 채 특검 사무실이 있는 대치동의 한 빌딩으로 입장했다. 화장기가 전혀 없는 얼굴이었다. 눈썹도 그리지 않았고 모자 아래로는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국정조사 특위청문회에 출석했을 당시 동그란 모양의 안경을 끼고 장신구를 착용하고 풍성한 머리숱을 보여줬던 모습과 대비된다.
김 전 학장은 '류철균 교수에게 학점 특혜 지시한 적 있냐' '최순실씨를 언제 부터 알았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에 가서 얘기하겠다"며 짧게 답하고 특검 사무실로 향했다.
이같은 김 전 학장의 달라진 모습은 유방암 항암치료 때문으로 추측된다.
김 전 학장은 지난 9일 국회 국조특위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본인은 2016년 6월 20일에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아 절제 수술을 했으며 항암치료 중 극심한 고통과 통증을 수반하는 항암 화학요법 부작용을 겪고 있다"며 "현재 통원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돼 1월 4일 오후에 응급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전 학장이 악화된 건강상태를 근거로 불구속 수사를 요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대학장. 사진공동취재단 |
특검팀은 지난 2일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학장이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철균 교수의 변호인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김경숙 전 학장이 지난해 4월 류 교수에게 3차례나 요청해 최씨 모녀와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김 전 학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특혜 제공은 물론 정씨와의 관계 등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팀은 김 전 학장의 청문회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국조특위에 고발을 요청했다. 국조특위는 지난 9일 김 전 학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