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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연말 한파] 소비심리 '꽁꽁'...명동상권 얼어붙었다

기사입력 : 2016년11월28일 14:33

최종수정 : 2016년11월28일 14:33

경기침체, 정국불안, 김영란법....소매업 모인 명동 직격탄 맞아
부쩍 줄어든 외국인 단체 관광객·주말 촛불집회 이어져 '매출 절반'

[뉴스핌=전지현·송영지 기자] 28일 오전 11시 명동. 대한민국 관광객 요충지로 꼽히는 핵심상권이지만 발디딜 틈 없이 북적대던 명동이 한산하다. 무리지어 다니며 길을 막던 단체관광객들은 온데간데 없다. 지도를 들고 홀로, 혹은 2~3명씩 소규모로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여행객들만 눈에 띈다. 

유통업계의 특수로 꼽히는 연말을 맞았지만, 서울 핵심상권인 명동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명동의 분위기는 전국 상권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경기침체에 정국불안까지 겹친 소매업종의 어려움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날 찾은 명동은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더불어 어지러운 시국상황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김영란법 적용으로 송년회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번진 것도 한 몫한다. 외식업종의 연말수요마저 급속히 줄었고, 주요 고객층으로 꼽히던 중국인 단체객이 개별 관광객으로 바뀌면서 '사재기' 현상도 사라졌다. 주말마다 열리는 '촛불 집회'로 명동식당가 주말 매출도 제동걸리며 상인들을 울쌍짓게 만들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명동 전경. 대한민국 관광객 핵심상권으로 꼽히는 곳이지만 행인들의 발길이 뚝 끊겨 있다. <사진=송영지 기자>

명동에 위치한 A화장품 브랜드숍 점원은 "여전히 중국인 고객이 많이 있지만 예전에 단체로 찾아와 사재기하던 고객들이 줄고 있다"며 "사고싶은 것만 핸드폰으로 캡쳐해와서 필요한 것들만 사가는 중국인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 제품이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매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진 모습에 이에 맞춰 마케팅 방식을 변경해야 하나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다.

명동 중심가에서 분식을 판매하는 노점상 주인 B씨는 "두세명씩 무리지어 오는 외국인들이 아직까지는 호기심에 사먹곤 한다"면서도 "여름에 단체로 떼지어 한꺼번에 사먹던 때와 비교하면 부쩍 줄어들었다. 날이 추워서인지, 한국인 손님도 줄었다. 오가는 손님도 없지 않는가"라며 짜증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인근 식당가도 마찬가지다. 주말에는 국내외 방문객이 주요 고객으로 꼽히는데 최근 주말마다 이어지는 집회로 손님이 부쩍 줄었다는 하소연이다. 명동 상권에서 부대찌게를 판매하는 식당 주인 C씨는 "주말에 집회때문에 손님이 절반 정도로 줄은 듯 하다"며 "시국이 이런데 어쩌나 싶다가도 당장 버는 돈이 적어지니 걱정된다"고 푸념했다.

28일 오전 12시 남대문 시장 전경. 연말에도 외국인 및 내국인 손님이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송영지 기자>

종로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매니저 D씨는 "보통 11월부터 12월말까지 근처 회사원들의 업무를 마치고 무리지어 방문하곤 했는데, 예약이 3분의1로 줄었다"며 "일부 가격을 내려 판매에 나섰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달 건물 임대료와 인건비를 어떻게 메워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명동 근처에 위치한 재래식 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서울 중구 회현역에 위치한 남대문 시장에는 점심으로 붐비는 몇몇 식당을 제외하곤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와 좌판대에 손님이 없었다. '가격 흥정'에 열을 올리던 상인들은 사라지고, 싸늘한 추위를 피해 가게 깊숙히 몸을 움츠린 모습이다.

8년째 남대문 시장에서 속옷을 팔아왔다는 점포주인 김 모(48)씨는 "지난해에도 손님이 끊여 장사하기 힘들었는데, 올해는 더 심각한 것 같다"며 "근처에 면세점이 생겨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까 기대했지만 작년만 못한 것 같다. 이럴바엔 장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될 정도"라고 말했다.

남대문 시장에서 축산을 판매하는 박모(52) 씨는 "가뜩이나 시장쪽 발길이 줄어드는데 시국도 말이 아니고"라면서 "김영란법까지 적용되면서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으려 한다. 우리같은 소상공인만 힘들어졌다. 연말 이맘때면 그래도 몰아서 돈버는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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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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