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조건 붙인다면 받지마"…거래 실패
[뉴스핌=방글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에게도 수십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기금 모금에 관여하며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K스포츠 재단 회의록에는 지난 2월 말, 안 전 수석이 이 회장에 70억~80억원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자리에서는 안 전 수석과 정현식 K스포츠 전 사무총장, 박모 과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재단 관계자들은 최순실 씨의 지시를 받고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 부영은 이미 K스포츠재단에 3억원을 낸 상태였다.
하지만 추가 재정지원을 부탁하자, 이 회장은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현재 다소 부당한 세부조사를 받게 됐는데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편의를 요구한 것.
이 사실은 최순실 씨에게도 보고됐지만, '조건을 붙이면 놔둬라'는 지시에 따라 추가 지원은 성사되지 않았다.
부영은 지난해 12월부터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후, 국세청은 올해 4월 이 회장과 계열사 부영주택을 법인세 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한편, 안 전 수석은 "K스포츠 재단 관계자와 통화한 일도 없고, 최순실 씨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대기업을 상대로 한 투자 지원 면담 자리에 함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거짓말 논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