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이화여대 학생들이 '최순실 게이트'의 성역 없는 수사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하는 등 대학가 시국선언이 번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
[뉴스핌=정상호 기자]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대학가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JTBC ‘뉴스룸’ 보도 후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정황이 드러나자 주요 대학들은 26일 연이어 시국선언을 내놨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이날 시국선언에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근혜 정권은 국민에게 위임 받은 주권을 대표자로서 올바르게 행사한 것이 아니라 최순실이라는 개인에게 그대로 넘긴 셈”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헌법기관인 대통령이 정면으로 위배했다. 분노와 경악을 넘은 허탈감과 상실감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최순실 씨 딸의 입학특혜 논란이 있던 이화여대 총학생회도 “박근혜 대통령은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대선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우리는 최순실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에 살고 있었다”고 허탈해했다. 또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조사해 현 사태 진상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학가 시국선언은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 서강대에도 이어졌다. 서강대 학생들은 학교 슬로건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를 인용, “(박근혜)선배님, 서강의 표어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마십시오”라고 경고했다.
서강대 학생들은 “최순실 게이트는 정부의 공식적 구조를 왜곡한,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규정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을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넘겨 대통령으로서 담당해야 할 자격을 상실했다”며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며 국민적 불신을 자초할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 진상규명의 전말이 밝혀져 국민이 대통령으로 납득할 수 없다면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강대와 이대, 경희대에 이어 부산대학교 총학생회도 같은 날 시국선언을 내고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대학가 시국선언은 서울대, 한양대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uma8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