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 “여행은 통크게”
헤이룽장 “여행? 그게 뭔가요…?”
[뉴스핌=이지연 기자] 중국 유커(遊客 관광객)의 1인 평균 한해 여행비는 9498위안(약 158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중국인 월가처분소득(1830위안)의 5.2배 수준이다.
알리바바 산하 알리트립(阿裏旅行, Ali Trip)과 핀테크 기업 와차이(挖財)가 8일 공동으로 내놓은 ‘여행소비 데이터 보고서(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소비 수준이 가장 높은 지역은 베이징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베이징 유커는 비행기 일등석(퍼스트 클래스)을 가장 많이 탔다.
상하이 유커는 당일에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등 대체적으로 자유분방한 여행 패턴을 보였다. 가장 여행을 떠나지 않는 지역은 헤이룽장(黑龍江)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일인당 여행비 지출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베이징 ▲상하이 ▲청두 ▲충칭 ▲선전 ▲항저우 ▲창사 ▲푸저우 ▲광저우 ▲난징 순이었다.
현지 가처분소득 수준을 고려해봐도 베이징, 상하이 시민들은 본인의 가처분소득보다 훨씬 많은 돈을 여행에 쓰고 있었다. 반면 저장(浙江)성, 톈진(天津) 두 지역의 유커들은 한해 여행비가 두 달치 월급 수준에 달해 상대적으로 검소한 여행소비 패턴을 보였다.
유커의 한해 여행비는 1만~2만위안(약 166만~332만원)선이 23%로 가장 많았다. 여행비 10만위안(약 1657만원)을 초과하는 ‘럭셔리 유커’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장시(江西)성, 산둥(山東)성으로 나타났다. 두 지역의 ‘럭셔리 유커’ 비중은 6% 가량에 달했다.
여행 예산 짜기에 가장 공들이는 유커는 월급 1만5000~2만위안(약 249만~332만원)대의 직장인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88.46%는 여행을 떠나기 전 예상 지출안을 작성해 무절제한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커 1인당 평균 지출이 적었던 지역은 ▲난징 ▲항저우 ▲베이징 ▲구이린 ▲청두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해당 지역에서 유커들은 그다지 많은 돈을 쓰지 않았다는 얘기다. 해외 여행지로는 ▲캄보디아 ▲베트남 ▲홍콩·마카오 ▲태국 등지가 꼽혔다.
10월초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만리장성에 모여든 유커들. <사진=바이두> |
연령대로 봤을 때 아직 대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입사한지 얼마 안된 90년대생은 대부분이 여행경비를 아끼는 ‘헝그리 여행객’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여행 양극화 현상도 90년대생이 가장 심한데, 국내든 해외든 한해 여행횟수가 3회 이상인 부류와 여행을 아예 가지 않는 부류 모두 90년대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60년대생의 경우 경제수준이 높아 한 번 여행을 떠나면 많은 돈을 쓰지만, 건강이나 시간 상의 이유로 80~90년대생보다는 훨씬 적게 여행을 떠났다. 게다가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관계로 여행지 대부분은 새로운 곳이 아닌 예전에 갔던 곳을 또 다시 가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월급 5000~1만위안(약 83~166만원대)대 유커의 61%는 여행을 갈 때 반드시 컵라면을 챙겼다. 한 가지 의외인 점은 월급 2만위안(약 332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42.8%도 컵라면을 준비했다는 점. 컵라면을 챙기는 주된 이유는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까 봐”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