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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한달] '안갯속' 런던, 위상 변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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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5위 대국·금융허브 유지할지 '불투명'
이민자 2020년 10만명 이하로 축소 목표

[뉴스핌=김성수 기자] 영국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결정된지 한 달이 지났다.

예상치 못했던 변화에 잠시 어지럽던 형국에서, 국제금융 허브 '런던'의 위상과 영국 경제와 통화(파운드화)의 지위가 어떻게 변해 나갈지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아직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런던 포그'처럼 짙게 내려앉은 모습이다

◆ 2019년 홀로서기… 예상 못한, '처음 가보는 길'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을 관장하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장관은 오는 2019년까지 영국이 EU를 완전히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은 이제 EU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서 국제 정치·무역·금융·이민문제 등 다방면에서 '가지 않은 길'을 걷게 된다.

브렉시트가 가결된 지난 한 달간 국제사회에서 영국의 현주소는 어떻게 변했을까.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은 개별 국가들과 독자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하려 서두르고 있다. 영국은 EU 회원국이었을 때 EU와 무역협정을 맺었던 각 국가들과 다시 개별적으로 통상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앞서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EU 탈퇴의 혜택 중 하나로, 영국이 기존에 EU에서 맺은 FTA 협정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신속하게 새 협정을 맺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사진=블룸버그통신>

예컨대 EU와 캐나다는 2014년 FTA를 타결하기까지 7년이 걸렸으나 세계화의 부작용과 대기업 특혜 등을 둘러싼 논쟁에 아직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영국은 캐나다와 신속하게 FTA를 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FTA 양자 통상협정 체결 시동 

영국은 캐나다 외에도 호주와 미국·인도·한국·중국 등과 통상 협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통상 전문 인력 300명을 추가로 배치하기로 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기업장관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방문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들 국가와 FTA 논의를 서두르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영연방인 호주는 영국과의 FTA를 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말콤 턴불 호주 총리는 신임 영국 총리인 테리사 메이에게 전화를 걸어 "양국 간 자유무역을 신속히 시작하고 싶다"면서 "영국은 호주의 FTA 협상 추진 대상에서 우선순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 역시 영국에 중요한 교역·투자 상대국이다. 영국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인도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으며, 인도 역시 EU 국가들 가운데 영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인도의 대영국 직접투자(FDI)는 지난 2014년 66% 증가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영-EU 간의 협상 동향을 고려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한-영 FTA도 추진하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은 영국과의 FTA를 반기지 않는 눈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둔 지난 5월 영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영국의 EU 잔류를 수차례 요구하며 "영국이 EU를 떠나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뒷줄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호무역 정책에 기운 미국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에도 영국과 미국의 신속한 FTA 체결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 5위 경제대국 자리 멀어지나 

브렉시트 후 영국의 외교적 위치는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국의 경제 위상이 벌써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영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영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1.3%로 제시했다. 3개월 전보다 무려 0.9%포인트(p) 하향한 수준이다. 브렉시트로 인한 정치·경제 불확실성 증가가 성장률 하향의 원인으로 꼽혔다.

파운드화 급락으로 영국이 세계 5위 경제대국 자리를 프랑스에 내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파운드화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영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을 브렉시트 후 급락한 유로대비 파운드화 환율로 환산하면 2조1720억유로에 그쳐, 프랑스의 2조1820억유로보다 적다.

브렉시트 쇼크로 달러대비 파운드화 값이 31년래 최저로 폭락하면서 자산 가치가 급격히 축소된 결과다.

영국을 일컬어 '세계 금융과 비즈니스의 중심지'라고 부르던 수식어도 과거의 영광이 될지도 모른다.

영국 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은 브렉시트 충격을 피해 엑소더스할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프랑스·독일 등 다른 EU 회원국들은 그 틈을 타서 이들을 자국으로 끌어들려고 열을 올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마뉘엘 발스 총리는 영국에 거점을 둔 금융회사와 다국적기업이 프랑스로 이전할 경우 각종 세제 혜택과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프랑스로 이전하는 기업 직원들의 경우 소득세율을 현행 소득세율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주고, 프랑스로 돌아온 프랑스인이나 외국인은 해외 자산에 대한 부유세 과세를 면제해주는 기간을 현행 5년에서 8년으로 늘려주기로 했다. 

독일은 영국의 스타트업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런던 소재 핀테크 업체인 트랜스퍼와이즈와 레볼루트(Revolut)는 본사를 베를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국제정치 입지는 유지

다만 국제 정치에서 영국의 입지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핵 보유국으로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매개로 미국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특별한 관계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영국이 나토의 유능한 회원국으로 남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나토의 옌스 슈톨텐베르크 사무총장 역시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나토에서 영국의 위상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영국의 결정으로 나토는 유럽과 북미 간 협력 뿐 아니라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 간 방어와 안보 협력을 이끄는 기관으로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국이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선택한 데는 급증하는 외국인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이 결정적 구실을 했다.

◆ 이민자 수 10만명 아래로?

이민자들로 인해 영국인들의 일자리 감소와 임금 하락 뿐만 아니라 ▲학교 시설 부족 ▲국민건강서비스(NHS)를 받을 때 장기간 대기시간 소요 ▲주택난으로 인한 집값 급등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싱크탱크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 조너선 포르테스 펠로우 연구원은 "영국에서 이민은 경제적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에 유입된 이민자들의 출신 지역별 수 <사진=블룸버그통신>

현재 영국의 전체 순이민자 수는 33만3000명으로, 1975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영국의 전체 취업자수(3월말 현재 3150만명) 가운데 520만명은 영국 이외 출신이며, 이 중 220만명이 EU 출신이다.

브렉시트 진영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이주자 유입을 막고 체류 중인 외국인들 상당수도 돌려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메이 총리는 영국에 유입되는 순이민자 수를 2020년까지 10만명 아래로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영국 정부는 향후 2년간 EU 탈퇴 협상이 진행될 동안에 이주 희망자들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 브렉시트가 최종 마무리되기 전까지 영국이 EU 회원국으로서 갖는 권리와 책임에 거의 변동이 없어서다. 이에 따라 협상 완료 전에 EU 출신 이민자들이 일정을 앞당겨 영국에 대거 몰려들어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새 정부의 브렉시트 담당 장관인 데이비드 데이비스는 이미 영국에서 거주 중인 EU 출신 이민자들의 권리를 '주고 받는' 조건 아래 보호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지금 영국에 있는 EU 출신 이민자들과 EU 역내에 있는 영국인 이민자들을 위한 관대한 합의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EU 출신 이민 유입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무기한 거주 권리 보호는 특정 시점 이전까지 들어온 사람들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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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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