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롤 "기술력 세계 수준" vs 업계 "실체 없다" 평가절하
전신 큐어리스, 재향군인회 횡령사건 당사자의 친형이 회장
[뉴스핌=김연순 기자] 국책과제 무더기 참여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센트롤은 지난 2013년 5월 '글라소울'이라는 회사에서 물적분할하면서 설립됐다. 전신은 큐리어스다.
1980년대 일본 와콤과 합작해 설립한 한국와콤전자가 전신인 큐리어스는 CNC 장비 생산사업을 주사업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수년째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큐리어스는 결국 지난 2012년 11월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상장폐지 이후에도 큐리어스는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다음해인 2013년 대규모 횡령 사건에 연루된 사업 파트너(최부용 재향군인회 전 U-케어사업단장)의 친형(최진용)을 대표이사에 앉혔기 때문이다.
최부용 재향군인회 전 U-케어사업단장은 지난 2012년 큐리어스 등 4개 상장사가 79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때 자기 맘대로 지급 보증을 서주고, 이후 상장회사에서 돈을 받아 27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4월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최 씨의 친형 최진용 씨는 현재 센트롤 회장과 글라소울 관리인을 맡고 있다.
큐리어스는 2013년 3월 상호를 글라소울로 변경했고, 2014년 10월에는 대구지방법원에서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가 개시됐다. 센트롤은 글라소울이 법정관리 전인 2013년 5월 글라소울로부터 물적분할하면서 3D프린터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키운다.
드라마틱한 이력을 가진 센트롤이 최근 9개월 동안 국책과제를 6개나 무더기로 참여할 만큼 업계 선도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을까. 3D프린트 업계의 평가는 차갑다.
센트롤은 회사 소개 자료를 통해 지난 2010년 3D 프린터 기술개발에 나섰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지난해 3월 주물사 3D 프린터 국산화 및 상용화에 성공, 7월엔 세계 3번째로 국내 최초 산업용 주물사 메탈 3D 프린터 '센트롤 3D SS600'을 출시했고, 12월엔 메탈 3D 프린터 SM150 시제품 제작을 완료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즉 2013년 물적분할로 설립됐지만 과거 업력 30년을 강조하는 센트롤 측은 최근 3D 프린터 사업에서 기술력이 세계수준에 도약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출처:센트롤> |
센트롤 관계자는 "전체 회사 직원 1/3에 해당하는 일본인 엔지니어 근속년수가 20년이 넘는다"면서 "센트롤은 3D프린트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세계 최고회사인 EOS와 동일한 부품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말 센트롤은 다수의 국책과제 선정 등의 이력을 토대로 일본 공작기계 종합 유통상사 시스템크리에이트와 센트롤 산업용 3D프린터 장비에 대한 총판 및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신진국 전자부품연구원 첨단소재부품연구본부 나노소재부품연구센터장은 "정부 국책사업마다 업력,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에서 선정 기준과 자격 요건은 다르다"면서 "작년 30억 규모 국책과제(센트롤 참여기업으로 선정)의 경우 자격요건이 까다로웠고, 평가기관들이 규정대로 선정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전반적으로 센트롤의 기술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속 3D 프린트 전문업체 A사 임원은 "3D프린트 업체가 국내에 많은데 A사 외에 금속 3D 프린터를 상용화해서 시장에 내놓은 회사는 W사와 S사 정도"라며 "다른 업체들은 이미 만들어서 전시도 하고 팔고 있지만 센트롤 시스템을 아직까지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3D프린트업체 B사의 임원 역시 "센트롤에서 기술개발을 했다고 하는데 업계에선 개발해도 효용성이 없어 개발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개발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면서 "주요 업체들도 쓸모가 없어서 안하는거지 못해서 안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센트롤의 기술력을 평가절하했다.
이 임원은 이어 "금속 3D 프린터의 경우 제품은 나왔다고 하는데 업계에서 장비의 실체를 본 적이 없다"면서 "생산기술연구원에 납품된 센트롤 장비를 놓고도 업계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고 덧붙였다.
국책과제 선정작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동일한 국책과제에서 과거에 있던 선정기준이 갑자기 조정되는 경우가 생길 경우 특혜 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국책과제 선정 과정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탈락업체들의 불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부처별, 사업 성격별로 국책과제 선정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보니 3D프린트 사업자 선정을 놓고 과거부터 말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센트롤 재무현황<출처: 나이스평가정보> |
한편 지난 16일 현재 NICE평가정보의 기업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센트롤은 기업평가등급 B0(상거래를 위한 신용능력이 보통이며, 경제여건 및 환경악화 시에는 거래안전성 저하 가능성이 높은 기업), 현금흐름등급 CF4(열위)로 평가됐다.
지난 2014년 말 매출액은 5791억원, 영업이익 45억원, 순이익은 22억원을 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5194억원, 영업이익 48억원, 순이익 46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14년 말 146%에서 지난해 말 173.44%로 높아졌다. 최대주주는 최태호 씨로 지분 35.07%를 보유하고 있고, (주)글라소울이 31.86%, (주)위지트가 13.66%, 홍승모 씨가 13.66%, 홍순환 대표이사가 2.50% 지분을 보유중이다.
아울러 글라소울(전신 큐어리스)은 재향군인회 지분율이 53.02% 최대주주이고, 토마토2저축은행(회생채권자)이 29.47%, 최진용(관리인) 센트롤 회장이 0.4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센트롤 국책과제 수주 특혜 의혹'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지는 지난 6월2일자 <산업> 섹션에 '[단독] 3D프린터 센트롤, 국책과제 무더기 수주..'특혜' 논란' 외 2건의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위 기사 내용 중 센트롤이 국책과제를 독식하다시피했다는 표현은 충분한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센트롤은 "국책과제 선정 과정에 있어 특혜를 받은 적이 없고, 주승환 부회장이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도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