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고용디딤돌 단물만 빼먹는 대기업‥고용부, 취준생 비난 ‘독박'

기사입력 : 2016년04월29일 07:44

최종수정 : 2016년04월29일 07:48

"사회적 책임해야" vs "취지가 협력사 일손 위한 것" 동상이몽

[편집자] 이 기사는 04월 28일 오후 3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삼성, SK 등 대기업들이 채용보다는 브랜드 홍보에 집중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 곤혹스럽다."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인 '고용디딤돌 사업'에 참여하는 대기업에 대한 고용노동부 당국자의 푸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고용디딤돌 사업에 대해 대기업들이 책임감 없이 단물만 빼먹고 있다는 것이다.

◆ 고용부 "대기업, 취지와 다르게 운영"

고용디딤돌은 대기업·공공기관이 정부와 협력해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 청년에게 교육훈련 및 협력사를 포함한 우수 중소기업에서의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들이 불만을 쏟아내는 이유는 대기업이 고용디딤돌을 홍보할 때마다 회사 브랜드를 강조하면서, 취업준비생들에게 본사 채용이 가능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고용부 관계자에 따르면 고용디딤돌에 참여했다가 '속았다'며 항의하는 취준생들이 많다. 대기업에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이기에 당연히 본사 채용도 가능하다고 받아들였다는 항의가 대부분이다. 우수 협력사라고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근무 조건이 동네 중소기업만도 못하다는 불만도 많다.

고용부 관계자는 "본사 채용은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치더라도, 채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도 않는 협력사를 내세우기도 한다"면서 "결국 주관부처인 고용부가 모든 비난을 받고 있다"고 격양된 목소리를 냈다.

그는 "고용부는 고용디딤돌 사업을 만들 때 모집인원의 대부분을 취업시키자는 목적이 가장 컸다"면서 "하지만 대기업들은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인센티브 등을 챙기면서도 채용을 협력사에만 떠넘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용디딤돌 참여 기업 <자료=고용노동부>

◆ 청년들 불만 1순위, 취업시간 '낭비'

고용디딤돌에 선정되려면 평균 4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SK의 경우 고용디딤돌 1기 모집 당시 1000명 모집에 4000여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용디딤돌에 선정되더라도, 취업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취준생들은 고용디딤돌을 신청할 때 교육을 받을 협력사를 직접 고르게 된다. 삼성과 현대차, SK 등은 홈페이지를 통해 각 협력사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근무조건에 맞는 협력사를 선택하다 보면, 결국 특정 몇 곳에 쏠린다는 것이 참여했던 취준생들의 설명이다. 실제 고용디딤돌 사업에 참여하는 협력사들을 조회해본 결과, SK협력사 가운데는 전체 직원이 2~3명인 기업은 물론 연 매출이 1500만원으로 신고한 기업까지, 우수한 협력업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곳들이 많았다.

고용부 관계자들의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취준생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현실도 있겠지만, 10명 중 7명이 대졸자인 상황에서 굳이 반년에 달하는 교육까지 받아가면서 취업할 기업으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게다가 고용디딤돌에 선정된 취준생 가운데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절반 미만일 것이라는 게 고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나머지 절반 이상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돼 반년에 가까운 교육을 받았지만,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대기업과 정부가 브랜드를 걸고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하다 보니 취준생들의 오해가 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본사의 철저한 기준으로 우수한 협력사와 중소기업을 선정했고, 이는 취준생들에게 더 많은 취업기회를 주기 위한 노력"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이 말 그대로 취업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해주자는 것이지, 대기업 직원을 뽑으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대기업 "협력사 채용 위한 것‥프로그램 차별성 부족" 지적

대기업 관계자들은 고용디딤돌 사업이 사실상 대기업과 정규직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취지부터 일손을 구하기 힘든 협력업체나 중소기업 등이 인재를 뽑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 취준생들을 연계해 취업률을 높여보자는 것이 고용부의 애초 방침이었고, 대기업의 역할은 현장과 연계한 인턴십 기회를 주는 것으로 끝난다는 판단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미 회사마다 자체적으로 인재를 뽑기 위한 채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만약 고용디딤돌로 대기업 직원을 모집한다면, 협력사나 중소기업들의 불만이 쏟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취준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대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채용을 전제로 한 프로그램인 만큼, 본사가 힘들다면 협력사라도 적극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라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정부 프로그램에 협력해 채용을 늘린 기업에 대해 재정·세제혜택 등을 주고 있다"면서 "이는 대기업들이 스스로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족한 일손을 메꾸는 방식으로 정부 특혜만 받으려는 대기업들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정부와 대기업 간의 견해차로 청년·여성 취업준비생들에게 더 혼란을 줬다는 공통된 책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