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인공지능 '챗봇', 알고보니 '사람'

기사입력 : 2016년04월19일 18:06

최종수정 : 2016년04월19일 18:08

인간 트레이너+AI가 '핫' 트렌드

[뉴스핌=이고은 기자] 채팅 로봇 '심심이'. 한 수험생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자극되는 말을 해달라'고 요구하자, "공부 안하면 나처럼 기계인 척하고 사람들 농담따먹기 대답해주는 알바나 하게 돼"라고 대답한다.

유머 자료로 떠돌아다니는 이 글을 보면 웃기다가도 '설마 진짜 알바생일까' 싶은 마음이 든다.

X.ai 프로모션 자료 <사진=블룸버그>

그런데 실제로 챗봇이나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뒤에는 아직 알바생들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AI 기반 일정 조율 개인비서 서비스인 '엑스닷에이아이(X.ai)'에는 현재 AI를 조종하는 알바생이 여러명 일하고 있다. 챗봇으로 인공지능이랑 얘기하고 있는줄 알았더니, 아직 사람이 개입하고 있는 셈이다.

◆ 너무 사람같다 했더니... 알바생 '최종 감수'

18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AI 알바'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미국 스타트업 엑스에이아이가 내놓은 AI 개인비서 '에이미 인그램'은 세심한 업무 처리로 베타 테스트에서 "사람보다 낫다"는 평을 들었다. 에이미 인그램은 사용자의 요청을 받아 미팅 일정을 잡고 약속에 관한 이메일을 전송한다. 그러나 에이미 인그램이 처리한 업무는 사실 알바생의 최종 감수를 받아 탄생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모르고 있다.

에이미 인그램 뒤에 있는 것은 24세의 알바생 A씨다. A씨는 에이미 인그램이 로봇 티를 내지 않도록 아귀에 맞지 않는 반응들을 바로잡는다. A씨 덕분에 에이미 인그램은 실수하지 않는 AI로 거듭난 것이다.

회사는 이 업무를 하는 사람들을 'AI 트레이너'라고 지칭한다. 최근 이 트레이너 업무를 그만둔 사람들은 "아직 AI는 이메일을 스캔하고 '내일'이라는 말을 특정 요일로 치환하는 수준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들은 "도착하는 이메일의 거의 전부를 보고, 에이미가 제대로 이메일을 알아들었는지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엑스닷에이아이 측 역시 해당 인공지능이 아직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트레이너의 감수를 필요로 하고, 그 시스템에서 발전한다고 대답했다.

AI 트레이너 연봉은 4만5000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5110만원이다. 이정도면 '알바'라고 말하기에는 꽤 많다. 그러나 A씨는 "기대한 것과는 전혀 다른 업무였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직후 해당 스타트업 기업에서 직장을 구한 A씨는 제품 개발과 알고리즘 정확도 검토 업무를 함께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상은 하루 12시간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문장을 클릭하고 줄치는 업무만 끊임없이 했다는 것이다. "끔찍하게 지루한 일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엑스닷에이아이 측은 고용 관행에 대한 구체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 '트레이너+AI' 스타트업, 2년 간 5000만달러 조달

IBM의 인공지능 왓슨 [출처: IBM]

AI가 아직 사람의 손을 거쳐야하다보니, 역으로 사람을 고용해 AI를 흉내내게 만드는 사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

2년 전, 업무를 가리지 않는 심부름 서비스(매직, 페이스북 M, 고버틀러)와 쇼핑 보조 서비스(오퍼레이터, 메지), 이메일 일정 서비스 (엑스에이아이, 클라라)는 인력을 최소 고용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격했다. 그러나 현재 이 회사들 대부분은 인공지능인 척 뒤에 숨어 클릭하는 사람들에 의해 굴러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렇게 '사람의 도움을 받는 AI' 시장은 현재 가장 핫한 사업이라고 고버틀러 창립자는 설명했다. 해당 시장에 진출한 스타트업 기업들은 벤처 캐피탈 펀딩을 통해 지난 2년간 최소 5000만달러를 조달했다는 것이다.

이 업체들은 대부분 비슷하고 의미가 희미한 마케팅 언어를 사용하며 자세한 운영 방식을 누설하지 않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은 해당 서비스를 AI라고 착각하게 된다.

페이스북의 채팅 앱 M이 대표적이다. 전부 자동으로 이루어진 상업용 메신저 봇과는 달리, M은 AI가 도출한 반응을 사람이 검토한다. 그리고 필요한 부분을 수정하거나 혹은 삭제해서 메세지를 전송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AI에 대한 논란 중 하나는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AI에 사람 손이 필요하다고 해도 매력적인 일자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엑스닷에이아이의 AI 트레이너는 64명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4~5명만 남고 모두 나가버렸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