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뉴욕 증시는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1분기 기업 실적발표 결과와 함께 조만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산유국 회동에 주목한다.
지난 주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9포인트(0.28%) 오른 2047.60에 거래를 마쳐 한 주간 1.21% 떨어졌다. 주간 낙폭은 크지 않지만 지난 2월5일 기준 주간 이후 가장 컸다.
2월 중순 이후 랠리를 펼친 뉴욕 증시는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방향성을 상실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온건한 정책 기조에 상승 흐름을 이어 왔지만, 이것이 실물 경제와 기업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해석이 투자자들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 은행 실적 전망 '암울', 매수 이유 찾는 투자자
미국 주요 기업들은 11일(현지시간) 알코아를 시작으로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특히 13일부터 시작하는 주요 은행들의 실적은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13일에는 JP모간, 14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 15일에는 씨티그룹이 연달아 실적을 내놓는다. 전문가들은 1분기 미국 금융부문의 순이익이 9.2%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솔라리스 그룹의 팀 그리스키 수석 투자책임자는 로이터에 "은행주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한다면 굉장히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전망이 어둡지만, 올해 들어 S&P500지수 편입 종목 중 가장 부진한 은행주의 저가매수 근거를 찾고자 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노무라의 스티븐 추백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은행들의 투자와 트레이딩 부문이 견조하다는 근거를 찾고자 할 것"이라며 "자본시장 전망에 대한 어떤 건설적인 코멘트라도 나온다면 좋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앰플리파이 인베스트먼츠의 크리스천 마군 최고경영자(CEO)는 마켓워치에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와 관련된 주식이 압박을 받고 있다"며 "가장 비싼 주식은 하락 여지가 크기 때문에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고 설명했다.
◆ 17일 도하 회동, 물가·연준 위원 연설 주목
증시 참가자들은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는 산유국들이 내릴 결론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증시가 원유시장 흐름의 큰 영향을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유국들의 동결 결의 여부는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캐피톨 시큐리티스 매니지먼트의 켄트 엥겔커 수석 경제 전략가는 "시장은 17일 회동과 실적에 따라 흔들릴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회동 결과와 실적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수준에 머물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주 내내 예정된 연준 관계자들의 연설과 13일 연준이 내놓는 베이지북도 주목할 만하다. 11일에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설에 나서며 12일에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14일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15일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잇달아 연설에 나서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 미국 물가 동향, 달러/엔 환율도 관심거리
12일 미국의 3월 수출입물가와 14일 소비자물가지수(CPI)도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연준의 긴축을 더디게 하는 주요 요소로 최근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지속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3일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3월 소매판매 역시 같은 맥락에서 중요하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원 투자전략가는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고 유가 반등은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을 높여 소비지출을 지지하던 한 가지 요소를 없애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의 흐름도 지속해서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7일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약 18개월래 최고치로 올랐다.
웨스턴 유니언의 나와즈 알리 외환 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은 일본 정책 당국이 엔화의 가파른 상승을 멈추기 위해 즉각적인 대응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해도 긴장할 것"이라며 "일본은행(BOJ)은 오는 28일 통화정책을 통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