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통해 사전 질문 받는 등 주주들 궁금증 해소 주력
[뉴스핌=김신정 기자] 포스코의 주주총회는 예년과는 달랐다. 포스코 주총장에 들어서기까지 여러번의 신분확인을 거쳐야 했고, 포스코는 처음으로 질의응답 시간도 별도로 진행해 주주들의 궁금증을 최대한 해소시키려 노력했다. 이를 위해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주주들로부터 질문을 받기도 했다.
포스코는 11일 제 4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최정우 가치경영센터장(최고재무책임자)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고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포스코 철강기술 판매와 엔지니어링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고유기술 판매사업을 공식화했다. 포스코가 지금 당장 판매 가능한 기술은 파이넥스 공법과 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CEM)기술로 이를 각각 판매하거나 둘을 결합, 판매하는 방법이 꼽히고 있다.
제 48기 포스코 주주총회 <사진=김신정 기자> |
안건이 의결되는 동안에도 주총장 곳곳에선 질의가 쏟아졌다. 무엇보다 일사천리로 안건이 의결되는 분위기를 지적했다. 주총장에 참석한 한 소액주주는 "예전 방식대로 목소리 큰 사람을 재청하는 안건 통과방식이 아닌 주주들에게 의사를 묻고 안건을 의결하는 분위기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최근 1000만원 넘는 주가 손실을 봤다"며 "경영진들은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주가는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가 회복을 위해서라도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사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주가 얘기가 나오면 주주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지난해 어려운 시기였는데 구조조정을 열심히해서 상당부분 효과를 봤고 향후에도 구조조정을 계획했던 대로 시행한다면 상당부분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포스코는 이날 주총장서 처음으로 해외 주주대표와 기관투자자들 등 국내외 주주를 위한 질의응답 시간을 별도로 진행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몇주 전부터 주주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질문을 접수했다.
인터넷으로 접수된 질문으로는 포스코가 어려움을 극복할 장기적인 성장계획부터 향후 회사 전망, 배당확대 계획 등 다양했다.
포스코의 장기 비전을 묻는 질문에 대해, 권 회장은 "세계 유수 철강사와 비교하면 아직은 우수한 편에 속한다"며 "영업도 잘하고 좋은제품도 만들면서 원가를 줄여나가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정책과 추가 배당확대 계획을 묻는 질문과 관련해선, 최정우 가치경영센터장(최고재무책임자)는 "배당확대 계획은 얼마나 어떻게 할지는 추후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적자를 본 인도네시아 사업의 경영개선 여부에 대한 질문엔, 권 회장은 "구조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어 지난 4분기 일반강관의 경우 적자를 면치 못했다"며 "슬라이브(쇠판) 생산경쟁력은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총장 현장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주총장에 있던 한 소액주주는 "재작년부터 경영비리가 계속 터졌다"며 "현 경영진이 전 경영진의 비리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하거나 형사고발 등을 하는 체계를 갖춰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기업 비리와 관련해선 검찰측에 맡겨야한다"며 "검찰에서 협조를 요청하면
포스코는 언제든지 오픈해 적극 협조해 비리를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제 48기 포스코 주주총회 <사진=김신정 기자> |
유럽의 한 연기금을 대표해 참석한 주주는 "최근 포스코가 GE처럼 CEO승계 프로그램 반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포스코는 GE와 다르게 (정치) 등 외부게 크게 흔들리는 기업이어서 세심한 설계를 해야 하고 최대한 내용을 정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스코 이사회 구성원으로 회사와 주주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사람이 뽑혀야 하고, 경영진이 주요 주총 안건으로 올리는 내용이 진정 주주와 기업 이익 창출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는 것인지를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 회장은 이에 대해 "모든 포스코 임원들이 주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경영에 임하도록 하겠다"며 면밀하게 검토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CEO승계 시스템이 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이사회 운영과 관련, "이미 사외이사 독립성은 충분히 확보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포스코 주식의 액면분할과 증자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아직 검토된 게 없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또 신성장 사업 추진과 바이오 사업에 대한 한 소액주주의 질문엔, 권 회장은 "그동안 신성장 분야에 투자했던 것이 일부 손해를 보고 있는데 그부분은 구조조정차원에서 정리할 건 정리하고 키울 건 키우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키워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바이오 사업은 예전에 손댔다가 최근에는 손을 안대고 있다"며 "다행히 포항공대 생명공학 교수들을 통해 상당히 많은 바이오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