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부동산 낙찰가율, 전달比 최고 30%P 후퇴..투자심리 꺾여 고가 낙찰 잠잠
[뉴스핌=이동훈 기자]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서울 강남권 매물이 역대 최저 수준의 낙찰가율을 보이며 저가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
향후 집값 하락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아 보수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수요층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경기가 한풀 꺾이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떨어진 셈이다.
미분양 확산과 거래 침체 등으로 낙찰가율 하락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반면 한층 몸값이 낮아지자 낙찰률은 소폭 상승하는 분위기다.
8일 부동산 업계 및 서울경매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와 서초구 낙찰가율은 전달대비 최대 30%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달 강남구 경매 낙찰가율은 54.3%로 전달(82.7%)과 비교해 28.4%p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 2002년 낙찰가율이 조사된 이래 2월 낙찰가율로는 역대 최저치다.
상대적으로 다세대·연립주택이 많은 역삼동과 논현동의 하락폭이 컸다. 지난 1월 역삼동 낙찰가율은 67.5%를 기록했으나 2월에는 47.9%로 낮아졌다. 경매 개시 첫 감정평가액이 10억원이라면 최종 낙찰가액이 4억7900만원이란 뜻이다. 논현동은 76.9%에서 31.8%로 하락했다.
고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서초구도 상황이 비슷하다. 서초구 낙찰가율은 지난 2월 99.9%로 전달(77.9%)대비 22.0%P 낮아졌다. 2월 낙찰가율로는 지난 2013년(61.3%) 이후 가장 낮다.
서초구 내 반포동, 서초동, 방배동 모두 약세다. 반포동 낙찰가율은 지난 1월에는 감정평가액보다 높은 101.5%에 주인이 가려졌으나 2월에는 평균 73.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초동은 87.3%에서 72.0%로, 방배동은 88.7%에서 84%로 각각 주저앉았다. 양재동도 연초 낙찰가율이 131.3%에 달했으나 지난달에는 78%로 반토막 났다.
주택 매맷값이 하락하다 보니 감정평가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경매에 참여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 일반적으로 감정가액이 정해지는 시점은 경매개시일 6개월 정도 전이다. 최근 실거래가격이 감정가액보다 크게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주택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도 저가 매수가 확산되는 이유다. 거래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면 감정가액에 웃돈을 붙여서도 응찰에 나서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반대다. 때문에 무리한 투자보단 수차례 유찰된 매물에만 투자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낙찰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낙찰률을 소폭 상승하거나 비슷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에는 응찰자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서초구는 지난 1월 61건 중 14건이 주인을 찾아 낙찰률이 23%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낙찰가율이 49%로 상승했다. 강남구는 40.9%에서 38.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리얼인베스트먼트 안민석 실장은 “투자심리가 위축돼 저가 매물에만 투자자들이 몰리다보니 낙찰률을 상승하고 낙찰가율은 낮아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대출금리 규제 및 미분양 확산, 주택거래량 감소 등으로 주택경기가 불투명해 경매 낙찰가율이 단기간에 회복되긴 힘들 전망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