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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새 20억불 손실, 석유업계 ‘출혈’ 이제 시작

기사입력 : 2015년11월12일 04:32

최종수정 : 2015년11월12일 04:32

유가 60달러 밑돌면 2~3년 사이 디폴트 25%까지 상승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6개월 사이 석유 가스 업체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약 20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출혈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번 주에만 4개 기업이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지난해 6월 이후 유가 폭락에 따른 충격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움직임이다.

원유 저장 시설 <출처=블룸버그통신>
11일(현지시각)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올들어 디폴트를 낸 에너지 업체가 23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6개 업체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상태다.

이어 펜 퍼지니아와 파라곤 오프쇼어, 마그늄 헌터 리소시스, 그리고 에머럴드 오일 등 4개 업체가 이번주 회계 감사 결과 계속기업 가치가 의문시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업체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48억달러에 이른다. 최악의 경우 채권시장에 커다란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한계 상황에 이르는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에너지 업계의 디폴트는 내년 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국제 유가는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얻지 못하고 있다. 모간 스탠리부터 골드만 삭스까지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바클레이즈는 에너지 업체들을 필두로 내년 투기등급 회사채 디폴트가 두 배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마라톤 애셋 매니지먼트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 아래에서 머물 경우 투기등급 에너지 기업의 디폴트율이 앞으로 2~3년 사이 25%까지 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권의 신용라인이 축소되고 있는 데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역시 팍팍해지고 있어 에너지 업계의 유동성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마라톤의 브루스 리처드 공동 대표는 “어떤 투자자도 에너지 업계에 신규 투자를 단행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석유 가스는 물론이고 석탄과 유전 서비스 등 에너지 산업 전반에 걸쳐 돈가뭄이 극심하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에너지 섹터의 투기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12%까지 뛰었다. 이는 1년 전 7%에서 두 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총수익률 측면에서 에너지 섹터 회사채는 연초 이후 9.4%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 수익률을 낸 데서 급반전을 이룬 것이다.

한편 골드만 삭스는 유가가 예상보다 가까운 시일 안에 배럴당 20달러까지 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머드릭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제이슨 머드릭 대표는 “에너지 업계 모든 기업들의 유동성 흐름이 1년 전에 비해 일제히 악화됐다”며 “자금 상황이 갈수록 절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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