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M&A 등 경쟁력 키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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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진성 기자] 녹십자와 한미약품의 성장세가 매섭다. 신약 파이프라인과 백신 및 혈액제제 등 차별화된 무기를 앞세워 업계 1위 유한양행을 바짝 추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위제약사간 선두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3세대 폐암신약 'HM61713'의 글로벌 2상에 돌입했다. 이 신약은 한미약품이 지난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7억3000만달러(약 825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품목이다.
업계 2위인 녹십자는 최근 국내 매출 1위 의약품인 '바라크루드'의 판매권을 확보했다. 바라크루드의 연 매출이 1500억원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4분기 수백억원의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또한 혈액제제 알부민과 면역글로불린 등 백신류의 수출이 지난해보다 60%이상 증가하면서 내년 전망을 더 밝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제약사의 성장세와 차별화된 무기가 결합된다면, 업계 선두인 유한양행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제약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이미 십여년 전부터 자신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온 곳"이라며 "그동안 준비해온 신약과 백신 등이 해외에서 임상 데이터와 수출 실적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본격적인 매출로 잡힐 경우 단숨에 글로벌제약사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가장 거센 도전장 '한미약품'의 변신
제약업계에서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성장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한미약품을 꼽는다. 그동안 연구개발(R&D)에 집중했던 것이 지난해부터 성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들어서는 자체 면역질환 치료제(HM71224)와 3세대 폐암신약(HM61713)의 기술수출이 돋보였다. 지난해 3월 미국 일라이릴리와 6억9000만달러(약 7780억원)기술수출에 이어 8250억원 규모의 폐암신약 치료제까지, 이 두 매출만 잡혀도 1조5000억원이 넘어선다.
또한 상업화 이후로는 별도로 두 자릿수 퍼센트의 로열티를 받게되면서, 매년 안정적인 추가 수익도 가능한 구조다.
더구나 한미약품은 최근 자체 기술인 '렙스커버리'를 접목해 당뇨신약과, 성장호르몬, 호중구감소증 등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당뇨신약은 최장 월 1회 투약을 목표로 개발중이다. 최근 글로벌 임상 2상을 마친 상태로, 이 또한 상업화가 이뤄질 경우 세계 당뇨 시장 규모인 40조원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한미약품이 주목받는 까닭은 지금까지 한번 투여로 일주일이상 효과가 유지되는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시장이 가장 큰 당뇨치료제라는 점에서 라이선스아웃을 체결할 경우, 지금까지의 기술수출비용의 몇배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업계 관계자는 "당뇨치료제 월 1회투여라는 사실이 솔직히 지금도 믿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당뇨학회에서의 효능발표와 글로벌 2상을 통과했다는 것은 효능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상 3상에서 안정성이 확인돼 판매승인이 날 경우, 시장 기대치를 훨씬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백신으로 특화된 '녹십자'…글로벌 시장 '무기'
녹십자는 백신과 혈액제제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해외수출 성적이 이를 대변해준다.. 녹십자는 올해 3/4분기 누적 매출 7778억원을 달성했다. 누적매출 기준으로 전년 대비 8.4%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성장에는 해외수출이 크게 기여했다. 백신과 혈액제제 수출이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실제 녹십자는 올해 초 세계보건기구(WHO)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에 2015~2016년 공급분 수두백신 입찰에서 7500만 달러(약850억원) 규모의 입찰을 수주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PAHO에 1700만달러(약 200억원) 수준의 북반구 계절독감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게다가 녹십자는 중남미 20여개국에 아이비글로불린을 공급하고 있다.
백신과 혈액제제만으로도 수천억원의 매출이 보장된 것이다. 아울러 국내에는 이같은 품목을 대체할수 있는 제약사가 전무하다. 이로인해 매년 성장세가 지속되는 추세다.
이외에도 녹십자는 녹십자랩셀을 통해 세포치료제 및 바이오 물류사업에도 뛰어든 상태다. 이 시장은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연 300조원 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임상 시험이 늘어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성장세는 더 지속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아직 녹십자외에는 진출한 곳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같은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연이은 성장도 가능해 보인다.
녹십자 관계자는 "백신과 혈액제제는 국내에서 경쟁상대가 없을 정도로 경쟁력에 자신있는 품목"이라며 "최근 시작한 물류사업과의 시너지효과가 나기 시작하면, 다시한번 점프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유한양행, 선두 수성위해 'M&A' 등 무기 장착중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22억원, 매출액 3099억6000만원을 달성했다. 누적매출은 820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대비 10% 성장을 기록한 호실적이다.
그럼에도 일부 제약 전문가들은 유한양행의 선두 수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을 비롯해 베링거인겔하임과 길리어드, 화이자 등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신약을 도입해 판매 및 수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체 신약 무기가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유한양행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천연물신약인 치주염, 관절염 치료제 YH23537을 제외하면 모두 합성또는 개량 신약이다.
때문에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부터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제약사와 인수합병(M&A)및 품목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5000억원이상의 현금성 자산도 축적해둔 상태다.
최근 바이오기업 제넥신과 지속형 당뇨병 치료제와 성장호르몬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에 이어 1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니아의 2대 주주로 올라선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최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최종적으로 기술 M&A관점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언제든 신약 파이프라인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한다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M&A를 비롯해 자체 라인업 확대를 위한 다방면의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