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매력으로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 중인 배우 박혁권, 최시원, 조현재, 최원영(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MBC `그녀는 예뻤다` SBS `용팔이` tvN `두번째 스무살` 캡처> |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하기 전 JTBC ‘밀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은 박혁권은 주로 찌질하거나 소심한 역할을 맡았다. 무언가 모르게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를 맡았던 그가 지난해 SBS ‘펀치’에서 악역으로 변신한데 이어 이번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삼한의 제일검 길태미로 등장했다. 무사가 화려한 치장을 하고 있다는 설정 자체가 매우 흥미로운 덕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박에 잡기에 충분했다. 우스갯소리로 온라인에서는 길태미가 쓰는 아이섀도의 브랜드를 묻는 글이 쏟아진다. 일명 ‘길태미 메이크업’도 방송 이후 뜨고 있다. 이 가운데 박혁권은 극중 길태미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쌍둥이 길선미도 맡아 1인2역 연기를 펼치고 있다.
JTBC `밀회`에서 강준혁 역을 맡은 박혁권과 SBS `육룡이 나르샤` 속 길태미 역의 박혁권 |
특히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멤버이자 연기자로 활동 중인 최시원의 변신은 놀랍기까지 하다. 앞서 MBC ‘무한도전’의 식스맨 특집에서 최시원의 남다른 끼가 화제가 된 바 있다.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드라마 시청자들은 최시원의 숨겨둔 예능감과 연기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녀는 예뻤다’에서 물오른 ‘똘기’를 발산 중인 최시원은 극중 낯가리지 않은 성격에 능청스러움과 너스레를 남발, 웃음을 자아낸다. 팀원들에게 장난감 거미로 장난치다가 되레 자신이 놀라는 허당기는 기본이다. 또 지성준(박서준)의 집에서 자연스럽게 자고서 그의 속옷까지 공유하는 털털함은 아시아를 누비는 한류스타 최시원에게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미지였다. 그럼에도 보는 사람이 유쾌하게 느껴질 정도로 익살스러운 모습이 시청자들을 매번 놀라게 한다. 여기에 텁수룩한 수염, 손질하지 않은 머리 등 꾸밈없는 자연스러움도 최시원을 다시 보게 한다.
SBS `아테네:전쟁의 신`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최시원,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장난기 많은 김신혁 역의 최시원 |
‘두번째 스무살’ 속 최원영의 반전도 만만치 않았다. 그간 드라마에서 바른말 전문이었던 최원영은 ‘두번째 스무살’에서 자기 사랑이 넘치는 얄미운 캐릭터 김우철을 맡았다. 20대 초반에 불장난으로 하노라(최지우)를 임신시킨 김우철은 자신은 지성인이기 때문에 아이와 하노라를 책임지기로 하고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공부를 놓지 않고 박사 학위를 따 대학교수 자리에 오른 자신과 대학도 가지 못한 아내를 비교했다. 아내에게 수준 차이가 느껴진다며 매번 지적을 일삼았다. 한 마디로 아내에게 우철 같은 남편은 ‘재수없는’ 캐릭터였다. 그러다가도 간간이 비치는 그의 허풍기와 푼수기는 우철의 매력이기도 했다.
SBS `상속자들`에서 윤재호 역을 맡은 최원영과 tvN `두번째 스무살`에서 나르시즘에 빠진 최우철 역의 최원영(사진 위 왼쪽과 오른쪽), SBS `49일` 속 조현재와 SBS `용팔이`에서 악역에 도전한 조현재 |
한편 올해 악역에 도전한 배우도 있었다. 바로 SBS ‘용팔이’에서 그룹의 1인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던 한도준 역의 조현재다. 조현재는 ‘용팔이’를 통해 데뷔 15년 만에 악역에 첫 도전했다.
매번 드라마에서 선을 앞세우거나 여린 마음을 가진 역할로 주목받은 조현재다. MBC ‘러브레터’ SBS ‘49일’ MBC ‘수백향’ 등에서 맡은 역할 모두 주인공이자 선한 캐릭터였다. 한마디로 조현재와 선은 연결고리였다. 그런 그가 ‘용팔이’를 통해 악역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일부에서는 조현재가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이를 불식시킬 만큼 조현재는 캐릭터 변신에서 수확을 거뒀고 ‘용팔이’는 시청률 20%(전국기준, 닐슨코리아)를 돌파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