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날에 이어 좁은 보합권에 갇힌 뉴욕증시가 장 초반 완만한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후반 내림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수출입 지표 악화와 이에 따른 해외 증시 약세가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운송 섹터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1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9.97포인트(0.29%) 떨어진 1만7081.89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3.77포인트(0.68%) 내린 2003.69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42.03포인트(0.87%) 하락한 4796.6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운송 지수가 장 후반 2% 가까이 떨어졌고, 생명공학 섹터 역시 증시 전반의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중국의 9월 달러화 기준 수입이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됐다. 운송 지수의 가파른 하락은 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가 하루 120만배럴로 올해 수치인 180만배럴에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BMO 프라이빗 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는 “운송지수의 하락은 일반적으로 실물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반영한다”며 “운송지수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상황에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호악재가 엇갈렸다”며 “중국의 수출입 감소는 부정적이지만 상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자들 사이에 비둘기파 색깔의 발언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대니얼 타룰로 연준 이사는 현재 국내외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어닝 시즌이 증시 향방에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최고투자전략가는 “지금까지 ‘어닝 서프라이즈’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장 마감후 실적을 발표하는 종목의 이튿날 주가 흐름이 증시 전반에 부담을 가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더 어닝스 스카우트의 닉 레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순이익이 아니라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번 중국 무역 지표는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당분간 증시는 뚜렷한 방향을 모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RJO 퓨처스의 존 카루소 전략가는 “증시가 박스권에 갇혔다”며 “투자자들은 이달 연준 회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종목별로는 트위터가 전체 인력의 8%를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1% 가량 상승했고, 존슨 앤 존슨은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1% 이내로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