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비율 급상승, 밸류 한계 수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뉴욕증시의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생명공학 섹터가 공매도 트레이더들의 집중 타깃으로 부상했다.
공매도자들이 관련 종목에 대한 하락 베팅을 연일 확대,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앞서 밸류에이션 고평가를 경고했던 바이오테크 섹터가 당분간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생명공학 섹터의 공매도율은 에너지 섹터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한 달 사이 공매도자들의 하락 베팅이 후끈 달아올랐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주가 하락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에 따르면 미국 소형주 지수인 러셀3000에 편입된 생명공학 종목의 약 90%가 지난 8월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이들 가운데 주가 낙폭이 상위권에 해당하는 종목은 일제히 공매도자들의 집중적인 공략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들어 7년래 최대 랠리를 보이며 뉴욕증시의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생명공학 섹터는 중국발 글로벌 금융시장 폭락을 계기로 급반전, 최근 베어마켓에 진입한 뒤 벗어나기도 했다.
마킷의 렐트 스티븐 슈트 애널리스트는 “8월 한 달 사이 생명공학 섹터의 공매도자들이 쏠쏠한 차익을 올렸다”며 “탁월한 섹터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러셀3000 지수에 편입된 생명공학 종목들은 지난 7월 고점에서 무려 12.8% 곤두박질 쳤다.
나스닥지수의 생명공학 섹터 역시 연초 이후 7월 고점까지 31% 폭등했으나 이후 12.9%의 낙폭을 기록했다. 공매도 이외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썰물을 이루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특히 블랙록이 운용하는 ETF인 아이셰어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8월 한 달에만 8억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전체 자산 가운데 약 13%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부 투자자들은 생명공학 섹터의 주가 급락을 닷컴버블 붕괴와 흡사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나스닥 생명공학 섹터는 2009년 3월 뉴욕증시의 저점 이후 470%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7월 고점 당시 상승률은 580%까지 뛰었다.
증시 전반의 주가 상승과 마찬가지로 생명공학 섹터 역시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과잉 유동성이 강세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밸류에이션 상승의 한계를 점친 공매도자들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을 포함, 관련 섹터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