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나래 기자] 금융당국이 ELS(주가연계증권) 등 주가지수나 특정주가에 연계된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실태점검에 나선다.
금융당국은 상품의 위험요인을 감안해 과도한 쏠림 시 발행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증권사를 대상으로 유동성 및 건전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정례화하고, 조달한 운용자산에 대한 규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파생결합증권 현황 및 대응방안에 대한 브리핑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파생결합 증권 손실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며, 증권사 건전성, 유동성, 수익성 지표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파생결합증권의 큰 폭 증가가 어떤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지 점검하고,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는 9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0여년 전(22조4000억원)에 비하면 4.2배 늘었다. 금융위 측은 "이는 증권사 총 자산의 26.5%에 달하는 수치로 저금리 시대 고수익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끌었다"고 진단했다.
여기서 말하는 파생결합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파생결합사채(DLB) 등을 모두 통칭한다.
당국은 지수형 상품 증가에 따라 일부 지수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은 헷지 과정에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실이 발생하면 증권사의 건전성을 해치는 것은 물론 발행사 신용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의 미흡한 투자자보호, 은행 등 신탁판매채널의 불완전판매 가능성, 시세조종 우려 등도 잠재 리스크(위험요인)으로 꼽았다.
김학수 자본시장국장은" 우선 기초지수별 쏠림현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리스크가 커지면 해당 기수를 기초로 한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6개월 등 일정 기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증권사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 시점 수준으로 부채(RP, 콜머니, ELS 등) 조기상환, 자산 상각(haircut) 등을 감안해 매년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도 실시하기로 했다. 올해 테스트는 진행중이며 9월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증권사별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 구비 여부도 점검한다. 건전성 스트레스테스트도 9월부터 실시해 11월까지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
파생결합증권으로 조달한 운용자산에 관해서는 특별계정을 설정해 증권사 고유계정과 별도로 회계처리를 하도록 운용규제를 도입한다. 공모 발행 시에는 발행사 신용평가 주기를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해 투자자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할 예정이다. 다양한 투자수요 충족 차원에서 ARS 발행은 허용키로 했다. 다만 사모 형태 발행만 가능하고, 정보력이 부족한 일반투자자 대상 발행은 제한한다.
아울러 제3자인 채권평가사가 ARS 지수 검증과 산출을 함께 담당해 객관성을 높이고, 운용 경과를 매월 투자자에게 보고하는 등 정보 제공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9월말부터 전 업권 신탁판매 채널에 대해 ELS 판매실태 전면 점검에도 나선다.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ARS 발행대상 제한, 투자자보호장치 강화 등은 9월 중 금융위 행정지도를 통해 시행될 예정이다. 운용자산에 대한 특별계정 도입, 공모 파생결합증권 발행사 신용평가 주기 단축, ARS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 등은 연내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해 실시하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