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SK건설 등 주가 급락에 상장추진 제동..투자자 유입도 미지수
[뉴스핌=이동훈 기자] 비상장 대형 건설사들이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적신호가 커졌다. 실적악화와 미래먹거리 부족으로 장외시장 주가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단시일내 IPO를 추진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0일 건설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과 SK건설 등 비상장 대형 건설사들의 장외 주식가격이 올 들어 최고 40% 넘게 하락했다. 실적 부진과 내부 악재로 회사의 가치가 크게 떨어져 이들 비상장 건설사들의 IPO 계획이 잠정 보류된 상태다.
지난 1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건설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수차례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은 임기 내 상장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상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대 주주(11.7%)이자 개인 최대주주다.
하지만 비상장 대형 건설사의 IPO 추진이 단기간에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으로 공모가는 장외주식 가격에서 상장 프리미엄(10~15%)을 더해 결정된다. 현재 주식가치가 역대 최저가 수준으로 하락하다보니 상장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기업 입장에서도 투자금 유입을 극대화할 수 없어 실익이 크지 않은 셈이다. 공모 창약에 투자자들이 유입될지도 미지수다.
비상장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IPO는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해 진행하는 것인데 현재 주가 상태에선 기업의 실익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투자자 모집도 어렵다”며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등 현안이 걸려 있지 않으면 상장 시기는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들 건설사의 장외시장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달 포스코건설의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주당 5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52주 최저가이자 최고가(8만5000만원) 대비 35% 하락한 수치다. 지난 2007년 주당 18만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주식가치가 크게 훼손된 것이다.
그룹 공사 수주로 성장하던 포스코건설은 모기업인 포스코가 휘청되자 동반 타격을 받았다.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감했고 순손실 11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의 홀로서기에 ′빨간불′이 들어온 셈이다. 비자금 조성 혐의에 따른 내부 악재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SK건설의 주식은 주당 1만5000원에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가격 역시 최근 52주 최저가이자 최고가(2만5000원) 대비 40% 급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해외 저가사업 수주로 플랜트의 평균 원가율이 106%를 기록했다. 원가율이 100%를 넘으면 발주처로부터 받은 도급액보다 투입된 공사비가 더 많다는 뜻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은 130만원을 유지하다 이달엔 30만원 하락한 1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3000억원대 분식회계를 했다는 내부 직원의 고발로 홍역을 앓았다. 주당 70만원까지 빠졌다가 현대에지니어링측이 강력 부인하자 주가가 소폭 회복됐다.
롯데건설의 주당 가격은 5만9000원으로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화건설의 주가는 거래량이 없어 책정되지 않고 있다.
장외주식 전문 J스톡 관계자는 “대형 건설주는 해외수주 부진으로 실적이 부진하고 분식회계 등 내부 악재도 적지 않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주당 가격이 너무 빠져 매수하려는 수요 뿐 아니라 매도 움직임도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