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NH투자증권이 중국 주식시장에 대해 비관론을 펼치고 있는 삼성증권을 향해 강한 반대 전략을 표명했다. 중국증시 접근법을 두고 국내 대형증권사간 일종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강현철 NH투자증권 글로벌전략부장은 5일 '중국 주식을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접근하면 안된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머징에 불과한 중국 주식을 마치 선진국처럼 투자하면서 다 사라 또는 다 팔라고 하는 매매 권유 자체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최근 중국 증시 불안을 이유로 사실상 후강퉁 위탁매매를 잠정 중단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 접근법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의 근본적 한계를 갖는 것이란 게 NH투자증권의 뷰다.
강 부장은 "중국 주식시장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적립식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며 "경기 저점권역에 근접한 중국 주식은 적립식 매수의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지난해 52.85% 급등했고, 올해 들어서도 13.26% 올랐다. 그러나 지난 6월과 7월 한달간 각각 7.25%, 14.34% 급락, 큰 변동성을 연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내에서 가장 많은 후강퉁 잔고를 보유 중인 삼성증권은 윤용암 사장이 직접 나서 중국 주식에 대한 비중 축소를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다. 윤 사장은 "중국은 성숙하지 않은 시장"이라며 "이러한 위험구간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측은 이머징에 불과한 중국 주식시장에 대해 모멘텀 투자를 하는 것은 사실상 신의 영역이라며 적극 '반기'를 들었다.
강 부장은 "중국이 G2라고 불릴 정도로 커졌지만, 선진국에 비해 경기 주기와 진폭기 길고 큰 이머징에 불과하다"며 "경기사이클이 긴 중국 시장은 투자방식도 이에 맞는 적립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국은 통상 2년 내외의 경기주기를 가지는데 비해 이머징은 4~8년 이상의 경기주기를 갖고 진폭 자체도 큰 편이다. 중국도 개방경제에 진입한 이후 분기별 국내총생산(GDP)와 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할 때, 약 4~6년을 주기로 경기 호황과 불황을 거치고 있다. 해당 주기가 지도부 교체 기간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강 부장은 "주식 투자에 있어 선진국은 한번 투자하면 꾸준하게 들고 갈수 있다"며 "반면 등락폭이 큰 이머징 시장은 저점과 고점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분할 방식의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재 경기 저점권역에 위치한 중국 주식시장은 적립식 매수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반등했다. 2000년대 이후 이 지수는 대체로 실제 경기상황에 7개월 정도 선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11월 이후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 부장은 분석했다.
강 부장은 "중국경기가 저점권역에 근접해 있다"며 "경기가 저점이라는 것은 차이나 버블이 꺼지던 2007년과는 다르고, 조정은 있어도 상승폭을 다 반납하는 위기수준으로 까지 금융시장이 반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