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후 상승폭 3년래 최저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에 저가매수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단기적인 주가 하락에 매수하는 전략으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와 중국 증시 폭락,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 등 굵직한 불확실성으로 시장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연초 이후 S&P500 지수가 종가 기준 하락한 거래일 수가 69일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하락 후 반등 폭이 0.06%로 3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2009년 3월 저점 이후 지수가 200%를 웃도는 상승 랠리를 연출한 뒤 탄력이 둔화된 데다 올해 상반기 지수가 0.2% 내림세로 거래를 마친 결과로 해석된다.
단순히 주가 하락에 매입하는 전략으로 기대하는 수익률을 올리기 힘든 시장 환경이 형성됐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리지워스 인베스트먼트의 앨런 게일 자산배분 이사는 “주가가 상승 탄력을 잃으면서 신고점 경신을 이뤄내지 못하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전략에 치중하는 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탱글우드 웰스 매니지먼트의 커티스 홀덴 수석투자책임자는 “저가 매수로 빠른 시간에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전략이 적용되지 않는다”라며 “상승 탄력이 둔화된 한편 공격적인 베팅에 나설 만큼 주가 낙폭이 크지도 않다”고 말했다.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과 함께 제한적인 반등이 주식 투자를 더욱 어렵게 한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쿡슨피어슨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코리 크렙스 펀드매니저는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이에 걸맞게 변동성이 충분힌 높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연초 이후 주가가 사실상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며, 이 때문에 저가 매수를 통한 수익률 기회 역시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가는 1380거래일에 걸쳐 10% 이상 조정 없는 등락을 나타냈다. 이는 역사상 세 번째 기록에 해당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투기거래자들을 필두로 비관적인 움직임이 두드러져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투기거래자들은 뉴욕증시의 숏 포지션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늘렸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S&P500 지수선물의 하락 포지션이 상승 포지션을 3년래 최대 폭으로 웃도는 상황이다.
케인 앤더슨 러드닉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더그 포맨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증시 주변에서 관망하도록 하는 요인이 적지 않다”며 “무엇보다 장기 강세장이 이어진 데 따른 피로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