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베네수엘라 등 그리스보다 더 심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심각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가 그리스 외에도 10개국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료를 인용, 현재 디폴트 리스크를 마주한 국가가 그리스를 포함해 총 11곳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신흥 채권시장은 그간 미국과 유럽, 일본 주도의 양적완화로 유동성 잔치를 벌여왔지만,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긴축 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스위스 최대 금융회사 UBS는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이머징 국채시장 약세 흐름이 중국의 경기 둔화, 상품시장 약세, 달러 차입비용 증가 등으로 올해 들어서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이머징마켓 전략가 마르텐-장 바쿰은 심각한 부채 불균형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수 년 동안 외자 유입으로 인한 신용 성장세 덕분에 인프라 프로젝트와 소비자 대출이 확대됐지만 이제는 이런 흐름이 뒤집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머징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채권 투자자들의 심기를 불편케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블룸버그/FT재인용, 뉴스핌> |
국가별로 살펴보면 우크라이나는 그리스보다도 디폴트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구제금융 위기로 투자자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그리스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국채가격이 급락했지만 여전히 디폴트 기준이 되는 50유로센트(액면가 1유로 기준)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친러시아 반군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50센트(액면가 1달러 기준) 아래로 밀린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주 크레딧 이벤트(신용사건) 발생으로 신용파생상품시장에서 보험금 지불에 나서기도 했는데, 신평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우크라이나 디폴트가 거의 확실해졌다고 평가했다.
채무 상환을 위해 쌓아뒀던 금까지 팔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우도 국채가격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디폴트 위험은 그리스보다 심각하다는 평가다.
베네수엘라의 디폴트 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급등해 1년 안으로 채무불능에 빠질 확률은 50%를 넘어서고 있다. 무디스는 최근 베네수엘라 국가신용평가를 디폴트 임박을 뜻하는 'Ca' 직전 수준인 'Caa3'로 두 단계 강등했다.
이밖에 '사실상 디폴트(SD)' 상황으로 간주되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저유가 타격이 예상되는 에콰도르, 최근 투자자들이 보유한 채권에 대해 50% 헤어컷(상각)을 선언한 그레나다 등도 채권 시장 위험국가로 지목됐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